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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할 때 20홈런이 5명이었나?" 우승청부사가 떠올린 '강팀'의 기준, 올해는 단 한명도 없는데...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11-06 10:39 | 최종수정 2023-11-06 13:31


"우승할 때 20홈런이 5명이었나?" 우승청부사가 떠올린 '강팀'의 기준…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두산(베어스)에서 우승할 때 20홈런 타자가 5명이었나? (김)재환이, (김)현수, (양)의지…"

6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좌절의 한복판에서 희망이 피어난다.

김태형 감독이 본 롯데 자이언츠의 문제점은 장타 부족이다. 마무리캠프에 임한 김 감독은 "롯데에 올해 20홈런 타자가 있었나?" 물었다.

올시즌 20홈런을 넘긴 타자는 리그 전체에 8명 뿐이다. 공인구 교체 이후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수가 줄어드는 트렌드지만, 올해는 한층 더 줄어들었다. 30홈런을 넘긴 타자는 홈런 1위 노시환(31개) 1명밖에 없었다..

'팀내 1위 전준우가 17개'라는 말에 김 감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직접 방망이를 잡고 타격 지도에 나선 이유다. 현역 시절 거포는 아니었지만, 김 감독의 원포인트레슨은 효과가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우승할 때 20홈런이 5명이었나?" 우승청부사가 떠올린 '강팀'의 기준…
김민수(위), 고승민(아래)에게 타격폼을 직접 시연하며 가르치는 김태형 감독. 김영록 기자
타고난 슬러거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재환이나 국해성은 처음 볼때부터 남달랐다"는 설명. 그 잠재력이 현실화된 선수가 김재환, 아쉽게도 잠재력으로 그친 선수가 국해성인 셈이다.

차기 시즌 롯데의 클린업 트리오는 어떻게 구성될까. 김 감독은 "두산에서 우승할 때 20홈런 타자가 5명쯤 됐나?"라고 돌아봤다.

두산에서 2015~2022년까지 8년간 지휘했다. 발야구와 화수분, 빈틈없는 수비로 유명했지만, 고비 때마다 한방씩 때려주는 '승리 DNA'가 돋보이는 팀이었다.


"우승할 때 20홈런이 5명이었나?" 우승청부사가 떠올린 '강팀'의 기준…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감독 데뷔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20홈런 타자는 김현수(28개) 양의지(20개) 2명이었지만, 두자릿수 홈런은 오재일 민병헌 로메로 오재원까지 6명에 달했다.

2016년에는 김재환(37개)을 필두로 오재일 에반스 양의지 박건우까지 20홈런 타자가 무려 6명이 된다. 김재환 에반스 오재일 박건우는 2017년에도 20홈런을 넘긴다.

2018년에는 김재환(44개) 외에 오재일 최주환 양의지까지 20홈런 이상을 쳤고, 김재호 오재원 박건우 허경민까지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8명으로 늘어났다.

2019년부터는 급격히 줄어든다. 2019년에는 오재일(21개), 2020년에는 김재환(30개) 페르난데스(21개), 2021년에는 양석환(28개) 김재환(27개), 2022년에는 김재환(23개) 양석환(20개) 뿐이다. 같은 기간 두자릿수 홈런 타자도 4-5-3-3명 뿐이다. 꾸준한 FA 이탈로 인한 두산의 기초체력 약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산은 2019년에도 우승을 거머쥐는 저력을 뽐냈지만, 이후 번번이 한국시리즈에서 좌절을 맛봤다.


"우승할 때 20홈런이 5명이었나?" 우승청부사가 떠올린 '강팀'의 기준…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 감독은 롯데 감독 취임 당시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 좋은 점수를 줬다. 다만 마운드와 타격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올해 롯데는 전준우(17개) 유강남(10개) 2명만이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그 뒤도 안치홍(8개) 정훈(6개)였다. 한동희(5개)를 지나면 노진혁, 렉스(4개)가 나온다. 김민석 윤동희 등 두각을 드러낸 신예 타자들은 거포 유형은 아니다.

김 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2024시즌을 기다리는 야구팬들에겐 흥미로운 지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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