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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수비 하나가 모든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박경수.
KT 이강철 감독은 7회말 손동현을 올렸다. 올 가을 KT 불펜 중 가장 강력한 구위를 뽐내며 이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선수. 첫 타자 상대가 중요했다. NC 4번타자 마틴이었다.
마틴이 1S 상황서 손동현의 포크볼을 받아쳤다.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타구가 매우 빠르게 날아갔다. 그 때 KT 2루수 박경수가 몸을 날렸다. 안타가 될 공이 박경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메이저리그급' 수비였다. 창원NC파크를 가득 메운 NC 홈팬들은 안타인 줄 알고 벌떡 일어섰다, 깊은 탄식만 내뱉었다.
박경수는 40세, KT 최고참이다.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의 선수가, 엄청난 순발력으로 믿기 힘든 수비를 보여줬다. 후배들이 이를 악물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박경수는 경기 후 "그 동작이 아니면 잡을 수 없는 타구였다"고 말하며 "더그아웃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는 거보니 내가 잘하긴 했나보다. 내 수비로 팀 사기가 올라간 것,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선발로 낙는 건 수비를 위해서다.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수가 수비로 팀을 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 시즌 통합우승 중심에도 박경수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 단판 승부에서 NC전과 거의 흡사했던 엄청난 캐치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내내 호수비를 펼치며 MVP까지 수상했다.
박경수는 "은퇴 전 꼭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었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