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또 4일휴식? LG도 불안하다' 매직마저 뛰어 넘은 가을타짜, +2연승→'해태왕조' 넘는 35년 만 신기록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1회초 1사 2,3루 NC 마틴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2023.10.30/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놀라운 가을행보다.

'공룡군단' NC 다이노스가 가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시즌 파죽의 5연승.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3년 전 한국시리즈 4,5,6차전 3연승을 이어붙이면 포스트시즌 8연승 행진 중이다.

NC는 정규시즌을 불리하게 마쳤다. SSG, 두산과 막판까지 3위 싸움을 하다 4위로 마감했다.

피하고 싶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부터 치러야 했다. 설상가상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에이스 에릭 페디도 타구부상으로 이탈했다.

선발 매치업 상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부터 불리할 거라 했다. 하지만 단판에 꺾고 통과했다.

첫판부터 타선이 심상치 않았다. 14안타 14득점. 홈런을 3방이나 날렸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경기 전 미팅을 갖고 있는 NC 선수들. 수원=송정헌기자 [e-mail]/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경기에서 승리한 NC 강인권 감독 기뻐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e-mail]/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5회말 2사 1,2루 NC 페디가 KT 김상수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e-mail]/2023.10.30/

역시 페디 없이 치른 SSG와의 준플레이오프도 3연승으로 가뿐이 통과했다.

5이닝을 넘긴 투수는 1차전 선발 신민혁 뿐이었다. 2,3차전은 선발이 일찍 내려갔지만 절묘한 불펜 이어던지기로 승리를 지켰다. 김영규와 류진욱 등 불펜 핵심투수들의 활용이 적재적소에 이뤄졌다. 마무리 이용찬이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승기를 넘겨주지 않았다.

적재적소의 야수 기용도 신묘했다.

4년 46억원 FA 박세혁 대신 항저우에서 대표팀 경험을 쌓고 돌아온 유망주 포수 김형준을 가을 내내 주전 포수로 활용중이다. 공-수에 걸쳐 기대 이상의 안정된 활약으로 연승을 이끌고 있다.

NC 강인권 감독은 "세혁이 컨디션이 좋지만 김형준 선수가 계속 나가서 흐름이 계속 좋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형준이가 조금 더 좋은 플레이를 해줄 것 같다"면서도 "베테랑 박세혁 선수가 해줄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잘 준비하고 있다"고 결정적인 순간 활약을 기대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NC 류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2023.10.30/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NC 김영규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2023.10.30/

2023 KBO 준플레이오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초 NC 김형준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e-mail]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1차전, 2회초 NC 오영수에 솔로홈런을 내준 KT 쿠에바스가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e-mail]/2023.10.30/

도태훈과 오영수의 기용도 절묘하다. 수비와 공격의 비중을 달리 가져갈 때 번갈아 넣고 있는데 신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30일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시리즈 운명이 걸린 중요한 승부에 강인권 감독은 오영수를 7번 1루수로 선발 명단에 넣었다.

에이스 페디의 복귀전. 통상 에이스가 나오면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짠다. 그런 면에서 오영수 기용은 조용한 파격이었다. 사령탑의 기대를 알았고, 제대로 실천했다.

오영수는 1-0으로 앞선 2회 첫 타석에서 쿠에바스의 직구를 밀어 왼쪽 담장을 넘겼다. 개인 통산 첫 가을야구 홈런이 정말 중요할 때 터졌다. 선수의 격렬한 기쁨은 물론 덕아웃까지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이날 오영수는 5타수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9대5 승리에 기여했다. 강인권 감독은 "KT전에 워낙 좋은 타격감(KT전 21타수8안타 4타점)이 있어 선발로 들어갔다.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의 경기가 기대된다. 오늘 타석에서의 모습을 보면 여유를 찾은 거 같다"고 오영수를 넣은 이유를 설명했다.

신의 한수, 이유가 있다. 운이 아닌 노력이다.

강인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에이스 없이 3연승으로 통과한 뒤 불펜 운용 원칙에 대해 "당일 컨디션을 많이 보고, 상대 타자들의 반응 지켜보며 불펜진을 운용했다"고 설명했다.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1차전. 1회 판정에 잠시 어필하고 있는 NC 강인권 감독. 수원=송정헌기자 [e-mail]/2023.10.30/

NC 돌풍. 준플레이오프까지일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조차 비웃듯 무려 19일을 푹 쉬고 나온 KT마저 꺾었다.

몸 상태에 일말의 의구심 어린 시선을 받았던 페디 마저 2주 공백이 무색하게 더 강력한 공을 뿌리고 있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응축된 NC 타선의 집중력은 더 커졌다.

두 스테이지를 거치며 태풍급으로 축적된 NC의 에너지. 기세가 심상치 않다.

NC는 35년 만의 대기록에 도전중이다. 1987년~1988년 '해태왕조'가 보유한 9연승 기록에 딱 한걸음 차로 다가섰다. 앞으로 2승 만 더하면 포스트시즌 10연승으로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는 곧 KT마저 3연승으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NC는 꿀 맛 같은 4일 휴식을 또 한번 보장받게 된다.

5차전까지 가는 사생결단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바라고 있는 1위 LG 입장에서도 썩 반갑지 않은 살짝 당황스러운 상황. 2차전에서 NC의 가을야구 연승행진을 반드시 끊어내야 하는 KT를 응원해야 할 입장이다.


정현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