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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빅매치가 성사됐다. 제대로 붙는다.
두 팀은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막하는 202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5전3선승제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친다.
9번째, 10번째로 탄생한 프로야구 막내 두 구단. 2020년에 NC가 먼저 창단 첫 우승을, 이듬해인 2021년에 KT가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양보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전력도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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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두산전을 끝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20일을 푹 쉬고 가을야구에 돌입한다. 이 정도 긴 휴식은 거의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누리는 호사다. 몸상태가 좋지 못했던 주축 투수들이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실제 벤자민(팔꿈치) 고영표(팔뚝 타박상) 등 몸 상태에 의문부호가 붙었던 선수들이 회복했다. KT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좋아진 몸 상태로 시리즈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도 "벤자민과 고영표가 통증 없이 공을 던진다"고 말했다.
이 둘이 건재하면 KT는 LG보다 나은 선발진을 자랑하게 된다.
에이스 쿠에바스가 건재한 가운데 벤자민 고영표 트로이카가 1~3차전을 책임진다. 배제성도 있다.
지난 8월 늑골 골절로 정규시즌을 일찍 마친 엄상백도 회복했다. 선발 대신 계투로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두산과 와일드카드결정전, SSG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NC가 지쳐서 올 줄 알았다.
하지만 파죽의 4연승으로 단숨에 수월하게 통과했다.
준플레이오프를 25일 마치면서 무려 4일 휴식을 확보했다. 류진욱 김영규 이용찬 등 매 경기 등판 속에 지친 불펜투수들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결정적인 변수는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의 복귀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6일 광주 KIA전에서 고종욱의 강습타구에 팔뚝을 맞아 타박상을 한 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물론 준플레이오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우려를 자아냈다.
3차전 선발로 낙점 됐지만 2차전 후 강인권 감독은 "페디가 불편함, 불안함을 피력해 병원 검진까지 받았다"며 3차전 선발을 태너로 바꿨다. 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드디어 실전 등판이 가능한 몸 상태를 만들었다.
시리즈를 3승무패로 통과한 강인권 감독은 25일 3차전을 마친 뒤 "4차전이 열렸다면 내일 등판이 가능한 상태였다"며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페디 선수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확인했다. NC로선 페디가 시리즈에 최대 두번 선발 등판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가동되게 된 셈.
페디와 쿠에바스가 충돌하는 1차전이 중요해졌다. 1989년 이후 역대 단일시즌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확률은 78.1%(32번 중 25번).
확률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1차전에서 패하는 팀은 심리적으로 크게 쫓길 가능성이 크다. 와르르 무너지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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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을 쉰 페디가 피로한 어깨를 회복했다는 점은 호재. 하지만 반대로 몸상태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투구 감각도 경기 초반 문제가 될 수 있다.
강인권 감독도 "감각적으로 조금 떨어질 것 같긴 한데, 시간이 있으니까 불펜피칭 등으로 대체하면서 끌어올릴 것"이라며 "경기 초반만 조금 어렵겠지만 1이닝 던지면 되찾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KT도 주포 강백호가 내복사근 손상으로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못하는 점이 악재다.
두 팀 모두 빠른 시리즈 통과가 절실하다. 그래야 종합적으로 가장 안정된 전력으로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 LG와 한국시리즈에서 대등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어쩌면 바람과 달리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지 모르겠다. 예측불허 사생결단 맞대결. 팬들로선 무척 흥미로운 시리즈가 열리게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