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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의리만큼 아쉬움이 컸을 두 투수, APBC에서 어떤 모습 보여줄까.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 때문에 난리다. 류 감독은 당초 이의리를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시켰었다. 하지만 대회 직전 소집을 하루 앞두고 이의리를 야수 윤동희(롯데)로 전격 교체했다. 손가락 물집 부상 등이 이유였지만, 이의리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갑작스러운 교체를 나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메달을 따며 이의리 논란은 쑥 들어갔다. 그런데 이번 APBC에 류 감독에 이의리를 발탁하며 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선수에게는 '억만금'의 가치인 병역 혜택 기회는 가지지 못하게 하고, 상대적으로 '실속 없는' 이번 대회에 다시 뽑는 건 너무 잔인한 일 아니냐는 것이다.
2001년생 동갑내기 두 사람. 아시안게임 출전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정해영은 데뷔 2년차인 2021 시즌부터 KIA의 마무리로 자리잡아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만 보면, 정해영의 아시안게임행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갑작스러운 구속 저하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게 결정타였다. 후반기 구위를 회복했지만, 이미 아시안게임 배는 지나간 후였다. 정해영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2023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오원석 역시 마찬가지. 지난 시즌 SSG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통합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올시즌도 8승을 거뒀다. 오원석이 아시안게임 선발 최유력 후보는 아니었지만, 와일드카드로 거론된 NC 다이노스 구창모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그의 대체자로 발탁을 기대해볼만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의 선택은 구창모였다. 그렇게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대회를 앞두고 구창모가 부상으로 아예 이탈을 하는 걸 지켜봐야 하니 오원석 입장에서는 더욱 허탈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의리 포함, 정해영과 오원석까지 이번 대회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왜 '덜 중요한' 대회에는 나를 뽑았을까 하는 서운함보다, 이렇게 기회가 찾아온 거 조국을 위해 열심히 해보자고 이를 악무는 게 좋다. 강도 있는 마무리 훈련 개념으로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2001년생이면 아직 어리고 앞날이 창창하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앞으로 이어질 국제대회에도 호출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병역 면제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