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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가 전날의 악몽을 하루 만에 씻고 1,2위 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타선에서는 오지환이 시즌 5호 투런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전날 끝내기 실책성 수비 실수로 악몽의 밤을 보낸 문보경은 3안타 1볼넷 2득점 4출루로 하루 만에 회복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치열한 순위 경쟁중인 양팀은 승부가 LG쪽으로 기운 가운데 9회초 등판한 KT 하준호의 제구가 흔들리며 오지환 문성주에 이어 박해민까지 한 이닝 3차례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감정이 격화돼 가벼운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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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김민혁(좌익수) 조용호(우익수) 황재균(3루수) 박병호(지명타자) 배정대(중견수) 장성우(포수) 이호연(1루수) 박경수(2루수) 김상수(유격수)로 라인업을 짰다.
발목 염좌로 빠져 있던 김상수가 13일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KT위즈 이강철 감독은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한다"며 "발목 쪽이라 조금 신경이 쓰인다. 아직 주루 시 턴할 때나, 수비 시 역모션 캐치할 때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대를 5번으로 앞당겨 배치했다. "장성우의 병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순서 바꿈"이라는 설명. 박경수는 땅볼러 고영표를 위한 "수비 강화 차원의 선발 출전"이라고 설명했다.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의 라인업을 꾸렸다.
문보경은 전날과 같은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LG 염경엽 감독은 "나는 문보경을 뺄 생각이 없다. 그러면 선수를 키울 수 없다. 나가서 이겨내야 한다. 오지환도 김하성도 다 그렇게 최고가 됐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연투한 고우석 백승현 김진성은 오늘은 등판하지 않는다"며 "마무리 상황이 되면 유영찬을 올리거나, 상황이 아니면 쉬게할 것"이라고 불펜 운용 계획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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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토종에이스 고영표와 최근 3연승 상승세인 LG 이정용의 선발 맞대결.
투수전으로 전개될 거란 예상은 빗나갔다. 양팀 타선은 초반부터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전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KT가 선취점을 냈지만, 전날 아쉬운 패배 설욕을 위해 똘똘 뭉친 LG는 곧바로 반격했다.
KT는 2회말 박경수와 김민혁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앞서갔다. 선두 배정대의 2루타에 이은 장성우의 희생번트와 이호연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
베테랑 박경수가 기습번트를 투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뜨렸다. 선취점을 올리는 내야안타. 이어진 2사 1,2루에서 김민혁의 중전적시타가 터졌다. 2-0.
3회초 LG가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로 2-2를 만들자 KT는 3회말 선두 황재균의 중전안타로 만든 2사 1루에서 장성우의 우중월 2루타로 다시 3-2로 앞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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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두산 라울 알칸타라에 이어 18개의 퀄리티스타트로 2위인 고영표. 전세를 뒤집은 무기는 뛰는 야구였다.
3회초 선두 문성주의 우익선상 2루타와 박해민의 2루쪽으로 크게 튀는 바운드의 내야안타로 무사 1,3루. 박해민이 퀵모션이 빠르지 않은 고영표의 타이밍을 빼앗아 2루 도루로 1사 2,3루. 홍창기의 우익선상 적시 2루타가 터졌다. 박해민의 2루도루로 단숨에 동점이 될 수 있었다.
2-3으로 역전 당한 4회초에도 뛰는 야구로 고영표의 혼을 뺐다.
1사 후 문보경이 2타석 연속 밀어친 안타로 3-유 간을 갈랐다. 오지환 타석 때 2루를 훔치자 마자 오지환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3-3 동점. 박동원의 안타로 1사 1,2루. 2루주자 박해민이 3루를 훔친 뒤 문성주의 1루 땅볼 때 홈을 밟아 4-3 역전주자가 됐다.
LG는 6회초 1사 후 문보경이 고영표를 상대로 이날 3번째 안타를 날린 뒤 오지환이 3구째 135㎞ 직구를 당겨 우측 담장을 빨랫줄 처럼 넘는 투런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LG는 6-3으로 앞선 8회초 박동원의 시즌 19호 중월 솔로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의 뛰는 야구를 막지 못한 고영표는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10안타 1볼넷 6실점으로 시즌 7패째(10승). 지난 1일 키움전 5이닝 6실점에 이어 9월 2경기 연속 6실점. 8월까지 2.45이던 평균자책점이 2.99로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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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대를 5번에 상향 배치한 KT. 포석은 장성우의 병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의도였다.
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병살타 2개로 추격의 흐름이 끊겼다. LG와 달리 뛰는 야구를 펼치기 어려운 라인업 탓이었다.
3-4로 뒤진 5회말. 선두 황재균의 볼넷과 박병호의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배정대가 타격자세에서 급히 번트자세로 전환해 댄 번트타구가 포수 앞에 떨어졌다. 박동원이 3루에 던져 포스아웃.
진루시키지 못한 대가는 컸다. 1사 1,2루에서 우려했던 장성우의 병살타가 터졌다. 2B1S에서 4구째 몸쪽 직구에 배트가 먹히면서 유격수 앞 땅볼로 6-4-3 병살타로 이닝이 순식간에 끝이 났다.
KT는 3-6으로 뒤진 6회말 선두 이호연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하지만 대타 강백호가 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김상수의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4-6-3 병살타로 이어졌다.
두개의 병살타. 추격의 동력이 꺼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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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KT전, 9회말 실책성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3루수 문보경. 경기가 끝난 뒤 캡틴 오지환을 그를 직접 챙겼다. 야참을 사주며 위로했다. LG 염경엽 감독도 "다 경험이다. 너가 끝내기 홈런을 치고, 너 덕분에 이긴 경기가 훨씬 많다"고 다독였다. 라인업에서 빼지 않고 뚝심있게 밀어붙인 보람이 있었다. 불끈 힘을 내 속죄타를 날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고영표를 상대로 3안타를 날리는 등 4타수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문보경 고우석을 챙겼던 오지환 역시 공수에서 펄펄 날며 승리의 으뜸공신이 됐다. 결정적 투런홈런 포함, 4타수2안타 3타점 2득점.
LG 선발 이정용은 포크볼 제구에 살짝 어려움을 겪었지만 타선 지원 속에 6이닝 9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9일 광주 KIA전 부터 파죽의 4연승으로 시즌 7승째(1패).
이우찬 정우영이 7,8회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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