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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아웃카운트 딱 하나만 잡으면 되는데' 승리 투수 요건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던 키움 선발 장재영의 표정은 어두웠다.
최고 구속 154km 강속구를 던져도 영점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타자와 승부에서 이길 수 없었다. 이날 장재영의 총투구수 103개 스트라이크 44개 볼 59개 스트라이크보다 볼을 더 많이 던졌다.
결국 5회 2사 1루 볼을 들고 마운드를 찾은 노병오 코치는 승리 투수 요건을 눈앞에 둔 선발 장재영을 마운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장재영은 4.2 이닝 동안 피안타는 단 2개만 허용했지만 제구 난조로 4사구를 무려 9개나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스코어도 6대1로 여유 있던 상황이었지만 투구 수가 이미 100개를 넘긴 장재영은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 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지난 7월 5일 고척돔에서 열린 NC전 5.1 이닝 피안타 2개 4사구 4개 삼진 7개 무실점 피칭으로 데뷔 첫 승을 올렸던 선발 투수 장재영은 이후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최근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소화했지만 1승도 올리지 못했다.
1일 고척돔에서 열린 KT 위즈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며 1회 첫 타자 KT 배정대의 배트를 부러뜨렸다. 초구 149km 볼 2구도 149km 파울. 타자의 배트가 장재영의 강력한 구위에 그만 부러지고 말았다. 이후 선두타자 배정대를 2루 땅볼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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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도 제구는 말을 듣지 않았다. 볼넷-안타-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장재영. KT 배정대와 풀카운트 승부 끝 중견수 뜬공으로 만루 위기를 넘겼다.
3회에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선두타자 이호연에게 던진 초구 몸쪽 깊은 직구가 타자 팔꿈치에 맞고 말았다. 하필 보호대가 없는 안쪽 팔꿈치에 맞은 이호연은 그대로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고의성은 없었지만, 볼에 맞고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는 타자에게 다가온 장재영은 모자를 벗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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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이닝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4회까지 1실점으로 끌고 온 장재영은 5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선두타자 알포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박병호를 삼진 처리한 장재영. 이때 2루 도루를 시도하던 알포드를 포수 김동헌이 정확한 송구로 지워내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갔다,
이제 남은 건 아웃카운트 1개. 황재균과 승부에서 장재영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한계 투구 수에 다다르자, 키움 벤치는 결국 장재영을 마운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승리 투수 요건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볼넷에 발목 잡힌 장재영은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최고 구속 154km 구위만 놓고 보면 KBO리그 정상급이지만 볼넷을 줄이지 못하면 5이닝 이상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을 장재영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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