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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좀 기다려달라. 조만간 결정난다."
말그대로 퇴출 위기에 몰려있던 그다. 시즌전까지만 해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3시즌이나 뛴 메이저리거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앞두고 허리디스크로 이탈, 5월말에야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KBO리그 데뷔 후에도 들쭉날쭉한 피칭을 이어갔다. 데뷔전인 5월 30일 두산 베어스전(6이닝 무실점)에서는 호투했지만, 바로 다음 경기인 6월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4⅔이닝 9실점으로 난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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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된' 외국인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던지려면 오는 8월 15일까지 등록돼야한다. 경기전 사전 브리핑에선 와이드너의 거취를 묻는 돌직구 질문이 나왔다.
강 감독은 "조만간 결정이 날 거다. 더이상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말하자면 이날 경기는 '인내심'과 '결단'을 가르는 무대, 와이드너에겐 시험대였다.
와이드너는 1~2회를 가볍게 3자 범퇴로 끝냈다. 3회에도 정보근에게 안타를 허용했을 뿐,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리없이 넘겼다.
4회가 유일한 위기였다. 1사 후 구드럼에게 빗맞은 2루타를 허용했고, 전준우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박승욱의 2루타까지 터졌다. 하지만 노진혁을 삼진 처리,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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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와이드너는 "그간 좋았던 날, 안 좋았던 날 왔다갔다 했는데, 오늘은 그래도 수월하게 진행되서 기쁘다. 2경기 연속 좋은 결과가 나와서 굉장히 만족한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몸상태도 좋아지고, 김수경 투수코치님과 트레이너님들 덕분에 여러가지로 개선된 점들이 아울러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씻어내기 위해서일까. 이날 와이드너는 수염을 말끔히 민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너무 더워서"라며 미소로 답했다.
NC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와이드너의 인생투는 임선남 NC 단장의 생각을 바꿔놓았을까, 아니면 굳히는 계기가 됐을까.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