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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눈물이 날 것 같아서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어요."
하지만 유독 정이 듬뿍 들었다. 두산에서는 막내급이었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은 KIA에서는 류지혁이 고참급이었다. 후배들도 류지혁을 잘 따랐다.
두산을 떠날 때도 눈물을 흘렸던 류지혁은 이날 KIA 선수들과도 눈물의 작별 인사를 했다. KIA 관계자들은 "지혁이가 우리팀에서 정말 잘해줬다. 후배들도 잘 챙기고, 리더십이 있어서 좋은 인상을 많이 남겼다. 오늘 작별 인사를 하는데 너무 아쉬워하더라. 선수들도 류지혁도 너무 슬퍼했다. 아마도 가면서 울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류지혁에게 많은 의지를 했던 2년 차 신예 김도영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5일 SSG 랜더스전이 끝나고 만난 김도영은 "트레이드 이야기를 듣자마자 청천벽력 같았다. 아까 선수단 미팅을 할 때 지혁 선배님이랑 눈을 마주칠 때마다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다. 그게 너무 죄송스러워서 나중에 따로 메시지를 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김도영은 "저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했던 분이다. 제가 신인일 때도 먼저 다가와주셔서 챙겨주셨다. 그게 제가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아쉬워했다.
류지혁은 떠나는 길에 김도영에게 메시지를 보내 "너는 정말 '슈퍼스타'가 될 자질이 있다. 무럭무럭 자라서 KBO를 대표하는 스타가 되라"는 격려를 했다.
이제는 서로 다른 팀이 됐다. 김도영은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걸 알려주셨다. 덕분에 성숙한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 팀에서는 너무나도 큰 존재였는데, 제가 선배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도록 옛날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제는 적이 됐지만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면서 언젠가 또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야구를 열심히 하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