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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성적은 1승3패지만, 내용은 3승1패. 정찬헌 안 잡은 구단들은 속이 쓰리지 않을까.
사실 정찬헌은 우여곡절 끝 이번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인생 첫 FA 기회가 찾아와 고민 끝에 신청을 했지만, FA 미아가 될 뻔 했다. 원소속팀 키움은 그가 FA를 선택하는 걸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를 원하는 다른 팀들은 보상 문제가 골치 아팠다. B등급이라 보상 선수를 줘야 했다. 키움과 합의해 보상 선수 문제를 해결해도, 보상금이 무려 5억6000만원이었다. 키움은 사인앤드트레이드로 일정 수준 이적료만 받고 그를 보낸다는 대승적 결정도 내려줬지만, 허리 부상 이력이 있고 전성기 구위를 잃은 정찬헌 영입을 마지막 순간 다들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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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 정찬헌은 23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한 피칭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4번째 등판 만에 거둔 감격의 승리. 시즌 성적은 1승3패지만, 사실 3승1패급 투구였다. 지난 5일 SSG 랜더스전과 11일 LG 트윈스전 모두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빈약한 타선 지원에 울었지,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강팀들을 상대로 훌륭한 피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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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찬헌도 일생일대의 기회라 너무 헐값인 조건에는 눈길을 주는 게 쉽지 않았겠지만, 미아가 될 뻔한 선수였기에 다른 구단들이 의지를 갖고 협상만 잘했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를 영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선수 1명 몸값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 수십억원 선수들이 재 몫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가운데 정찬헌을 놓친 구단들은 아쉬워하고 있지 않을까. 그만큼 이번 시즌 그의 투구가 인상적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