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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찬란한 봄날이다.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가족을 사직구장에 초청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며 지금의 성적을 만들어낸 구성원에 대한 작은 보답이자, 원팀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 그동안 선수 가족들이 초청된 것은 여러 번 있었지만, 프런트, 코치진 가족들이 구단 초청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초청된 가족들은 프런트, 코치진이 이용하는 중앙 통로에서 각자 이름이 적힌 명예사원증을 받았다. 사무 공간을 둘러보고, 각 파트별로 준비한 업무 소개 영상을 통해 아들, 아빠가 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 지도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업무 투어' 뒤엔 조지훈 롯데 응원 단장 주최로 1루측 관중석 응원 단상 앞에서 작은 이벤트를 가진 뒤, 각자 원하는 좌석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건태 롯데 인사팀장은 "그동안 직원 가족 초청 행사는 한정된 공간에서 작은 이벤트와 식사를 하는 게 전부였다"며 "구단의 주연은 선수들이지만, 그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가장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긍심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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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그동안 역동적인 구단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적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전반이 경직돼 있고, 수동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장-단장 교체 때마다 구성원 업무 변동이 큰 폭으로 일어나기도 했고, 외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과정에서 업무에 능통한 베테랑을 소외시켜 엇박자를 내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올해는 구단 전반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가족 초청이나 공로상 수여 등 작은 이벤트지만 구성원의 마음을 뭉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새롭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사내 문화가 느껴진다"며 "이젠 우리가 하나하나 제대로 만들어 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예년과 다른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롯데, 어쩌면 그 힘은 구단 전반의 변화하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