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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데+동백빛…우리가 알던 그 팀 맞아?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3-05-23 09:50


탑데+동백빛…우리가 알던 그 팀 맞아?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찬란한 봄날이다.

올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는 거침 없다. 4월 한 달간 상승세를 탈 때만 해도 이내 고꾸라지는 '봄데'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탑데' 자리를 지켰다. 윗물과 아랫물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도 롯데는 우승 후보 SSG 랜더스, LG 트윈스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구도' 부산의 야구 열기도 모처럼 활기를 띄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지난 21일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가족을 사직구장에 초청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며 지금의 성적을 만들어낸 구성원에 대한 작은 보답이자, 원팀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 그동안 선수 가족들이 초청된 것은 여러 번 있었지만, 프런트, 코치진 가족들이 구단 초청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초청된 가족들은 프런트, 코치진이 이용하는 중앙 통로에서 각자 이름이 적힌 명예사원증을 받았다. 사무 공간을 둘러보고, 각 파트별로 준비한 업무 소개 영상을 통해 아들, 아빠가 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 지도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업무 투어' 뒤엔 조지훈 롯데 응원 단장 주최로 1루측 관중석 응원 단상 앞에서 작은 이벤트를 가진 뒤, 각자 원하는 좌석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건태 롯데 인사팀장은 "그동안 직원 가족 초청 행사는 한정된 공간에서 작은 이벤트와 식사를 하는 게 전부였다"며 "구단의 주연은 선수들이지만, 그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가장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긍심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탑데+동백빛…우리가 알던 그 팀 맞아?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앞서 롯데 구단은 창립기념식 때 장기 근속 사원에 대한 공로상 시상식도 진행했다. 그동안 구단을 위해 묵묵히 일하면서도 이렇다 할 보상이나 격려가 없었던 이들을 어루만지고자 하는 작은 성의의 표시였다. 구단 관계자는 "30년 근속상을 수상한 직원이 아내, 아들의 깜짝 축하 메시지 영상을 보고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며 "그동안 구단 구성원으로 일하며 느껴보지 못한 감동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롯데는 그동안 역동적인 구단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적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전반이 경직돼 있고, 수동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장-단장 교체 때마다 구성원 업무 변동이 큰 폭으로 일어나기도 했고, 외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과정에서 업무에 능통한 베테랑을 소외시켜 엇박자를 내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올해는 구단 전반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가족 초청이나 공로상 수여 등 작은 이벤트지만 구성원의 마음을 뭉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새롭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사내 문화가 느껴진다"며 "이젠 우리가 하나하나 제대로 만들어 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예년과 다른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롯데, 어쩌면 그 힘은 구단 전반의 변화하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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