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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너는 야구만 잘하면 진짜 복덩이가 되겠다."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김원형 감독은 이렇게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타자가 잘 하니 팀 성적도 좋다. SSG는 1위, LG는 3위에서 최상위권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팀들이다.
외국인 타자 자리에 고민이 많았던 SSG 입장에서 에레디아는 복덩이다. 잔혹사가 길었다. 5시즌 동안 함께 하며 중심 타자로 활약한 제이미 로맥 정도를 제외하면 그간 성공 사례가 없었다. 로맥의 은퇴 이후 영입했던 케빈 크론도 지난해 실망 속에 시즌 중도 퇴출됐고, 대체 선수로 온 후안 라가레스도 '빅리거'의 명성에는 못미쳤다.
고민 끝에 선택한 에레디아였다. 사실 에레디아도 메이저리그에서 타율이 높고 장타를 많이 치는 유형은 아니었다. 그러나 직접 경기를 뛰는 모습을 봤을 때 확실히 자신만의 타격을 가지고 있고,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감안해 SSG에 잘 맞을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 있었다. 또 KBO리그에서는 장타력도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에레디아의 홈런 개수는 30경기에서 3개로 많은 편은 아니다. SSG도 장타를 펑펑 쳐주는 거포형 외국인 타자를 바라지만, 그간 그런 유형의 타자들은 한국에서 숱한 실패를 겪었다. SSG도 겪었고 타 팀의 사례도 많이 봐왔다. 그래서 더 합리적인 선택을 했고,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주축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기복이 있는 상황에서도 에레디아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적응은 이미 캠프 첫날부터 끝났다. 특유의 활달하고 친화력 좋은 성격으로 팀원들 전부를 한번에 사로잡았다. 코칭스태프와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할 정도다. 그러나 가볍지는 않다. 운동을 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봤을 때 여러 모습들을 보고, '너는 정말 야구만 잘하면 복덩이다'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 덕분에 타선에서 숨통이 트인다. 정말 복덩이다"라며 웃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