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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전화위복. 이럴 때 쓰는 말인가보다.
다음 수순은 당연히 플랜B 가동이었다. 발 빠르게 시장에서 에이스급 외인 물색을 시작했다. 그 대안이 바로 워싱턴 5선발 출신 에릭 페디(30)였다. 지방 구단의 핸디캡에도 불구, 빠르게 진정성 있는 오퍼로 경쟁 팀들을 물리치고 페디와 계약을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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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화는 페디를 잡기 위해 전원 우타자를 배치했지만 페디의 투심과 커터, 춤추는 스위퍼에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7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으로 끌려갔다. 7이닝 1안타 11탈삼진 무실점. 4대1 승리와 팀의 3연승을 이끈 사실상 페디가 지배한 경기였다.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102경기 중 선발 등판이 88경기나 될 만큼 내구성 우려도 적다.
성격도 좋다. 경기장 안팎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경기 전 심판에게 90도 인사도 한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놀라운 활약을 펼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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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서 지난 2018년 9월 30일 뉴욕 메츠전 이후 1672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가졌지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5⅔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투런 홈런 포함, 11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3자책). 팀이 7대11로 패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난타의 원인은 구속 저하에 있다. 이날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6㎞, 평균 구속은 143㎞에 그쳤다.
KBO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루친스키의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154㎞, 평균 149㎞에 달했다. 최고 구속 기준 8㎞나 떨어진 셈.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와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방증.
첫 등판의 긴장감이었을까. 하지만 루친스키는 두번째 등판에서는 5회도 채우지 못했다. 5일(한국시각) 열린 시애틀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4안타 5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77구 중 스트라이크는 44구. 평균자책점은 7.71로 치솟았다. 이날도 최고 구속은 147㎞에 머물렀다. 제구마저 흔들렸다.
빅리그의 수준 차를 떠나 구위 자체의 저하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 남았더라도 걱정이었다. 와이드너와 마틴 두명의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장기 공백이 있었던 상황.
NC는 페디에 절대적인 의지를 하고 있다. 시즌 초 루친스키 마저 부상으로 빠졌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가정이다.
루친스키의 지난해 연봉은 200만 달러였다. 삭감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새로 시행된 외인연봉총액상한제 하에서 내년 외인 샐캡을 맞추기가 간단치 않았을 것이다. 이래 저래 루친스키가 떠난 암담했던 상황은 NC의 발 빠른 대처와 노력 속에 전화위복으로 돌아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