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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특급 에이스의 피칭은 감독조차 즐겁게 만든다.
디그롬은 지난 1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만에 교체됐다. 오른 손목 통증 때문이었다. 이후 6일 만의 등판서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디그롬은 6회까지 80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여전히 부상 재발에 대한 조심스러움 때문이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01.0마일(162,5㎞), 평균 98.4마일(158.4㎞)을 찍었다. 올시즌 세 번째로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제구를 자랑했다.
이날 텍사스 홈구장에는 개막전 이후 최다인 3만4916명의 팬들이 운집해 새 에이스의 '탈삼진 쇼'를 맘껏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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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으로 앞선 5회에는 홈런을 맞고 2실점했다. 선두 디아즈가 유격수 송구실책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셰이 랑겔리어스에게 초구 90마일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올시즌 디그롬의 두 번째 피홈런. 그러나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제압하고 이내 안정을 찾았다. 6회에는 세 타자를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몰아세웠다.
경기 후 디그롬은 "내가 원하는 대로 최고의 피칭을 위해서는 한 번에 하나의 공에 집중하면서 던져야 한다"면서 "오늘 적은 투구수에 내려간 것은 부상 예방 차원이다. 오늘은 정말 컨디션이 좋았다. 내 폼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후반에는 체인지업이 좋았고 잘 들어갔다.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에 체인지업을 섞으면 훨씬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상대 오클랜드 사령탑 마크 콧세이 감독은 "한 가지 이유 만으로도 그는 최고의 투수다. 오늘 그의 슬라이더는 너무 좋았다"고 감탄했다.
콧세이 감독보다 한술 더 뜬 건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이다. 그는 "(현직에서)조금 뒤로 물러나 있으면 정말 좋은 자리에 앉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는 것이 그리워지게 마련"이라며 "그들이 엘리트 선수라면 우리는 그들의 능력과 재능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제이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저 경탄할 뿐이다. 맹세코, 그가 던질 때면 난 팬이 된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디그롬은 지난 겨울 5년 1억8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텍사스로 이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