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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군 홈런왕 출신 삼성 이성규가 뜨겁다. 8년을 기다리던 '찐' 거포의 탄생이 임박했다.
기다렸다는 듯 3회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 상단을 맞히는 2루타를 쏘아올렸다. 라이온즈 파크에서 가장 깊숙한 담장 위를 때리는 홈런성 타구였다.
4회 2사 후 우전안타로 출루한 이성규는 3-0으로 앞선 6회 2사 후 좌완 심재민의 낮은 패스트볼을 거침 없이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장외 그물에 떨어질 만큼 비거리 121m의 장쾌한 포물선. 교체 출전해 홈런 포함, 4타수3안타 1타점. 3루타 빠진 사이클링 히트였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도 KT 마무리 김재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왼쪽 빨랫줄 같은 큼직한 라인드라이드성 파울타구를 날렸다. 상대 투수와 관계 없이 자신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상황.
경기 후 이성규는 "지금은 상대 투수와 관계 없이 제 스윙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규 시즌에도 큰 활약을 예고하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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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이병규 수석코치, 박한이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바깥쪽 변화구 대처에 대한 약점을 지웠다. 단 하나의 문제. 허들을 넘자 무섭게 터지고 있다.
이성규는 "예전에는 막무가내로 덤볐는데 지금은 저만의 존을 가지고 바깥쪽 변화구에 배트를 던지듯이 우중간에 방향성을 가지고 대처하고 있다"며 "오늘도 변화구 노림수를 가지고 대처를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 이동한 외야수비도 수준급이다. 코너는 물론 중견수 수비도 가능하다. 이날은 중견수로 출전해 무리 없는 수비 실력을 뽐냈다.
그는 "센터가 처음이라 코너와 조금 달라 어려움이 있지만 외야 전업을 하면서 오히려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개막 엔트리에 들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출전하는 게 목표"라는 이성규. 그는 "저 이제 서른이다.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이제는 잘해야 할 때"라며 현재적 목표를 분명히 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게임에 매일 나가면서 스윙에 자신감이 붙었다. 스윙할 때 머뭇거리던 모습이 사라졌다. 스피드도 있어 폭 넓은 활용이 가능하다. 올시즌 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8년을 기다린 거포의 탄생. 올시즌 현실이 될 공산이 커졌다. 휴일을 맞아 라팍을 메운 8443명 관중을 설레게 한 인상적인 활약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