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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 안했으면 좋겠는데" 키움 투타겸업 향한 감독의 진심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3-01 15:18 | 최종수정 2023-03-01 17:50


"언급 안했으면 좋겠는데" 키움 투타겸업 향한 감독의 진심
키움 히어로즈가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훈련장에서 훈련 했다. 장재영이 훈련하고 있다. 애리조나(미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2.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키움 히어로즈의 미국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취재진과 출국 인터뷰를 하던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언급을 안했으면 좋겠다"며 난색을 표했다. 평소 농담을 섞어 편하게 대화를 주도하는 홍 감독이지만, 장재영에 대한 기대치를 섣불리 드러내기에는 부담이 엿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호주(질롱)에서 심리적으로 한층 성숙되고 많이 내려놓은 상태인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이 헛되지 않게 많은 경험을 했으니, 작년보다는 한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격려했다.

누구보다 장재영이 짊어진 부담감을 헤아리고 있는 홍 감독이다. 오랜 시간 봐 온 사이이기도 하지만, 키움 입단 이후 장재영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1차지명 그리고 9억원이라는 계약금의 상징성. '9억팔'이라는 별명조차 엄청난 부담으로 느껴졌을 장재영이다. 입단 이후 2시즌 동안 아직 첫승을 올리지 못한 장재영은 큰 부침을 겪었다.

그리고 3년 차인 올 시즌에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 호주 질롱 코리아에서 투타겸업을 시작하며 한결 편한 환경에서 자신의 야구를 펼친 장재영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치르고 있는 연습 경기에서도 투수와 타자 둘 다 나서고 있다. 2월 28일(한국시각) 네덜란드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1이닝을 던지며 최고 구속 153km을 마크했고, 경기 후반에는 타자로 나와 1볼넷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사실 장재영이 정규 시즌 개막 이후에도 타자를 겸업할 가능성이 아주 크지는 않아 보인다.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투수에만 집중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투타겸업 시도 자체만으로도 장재영에게 가장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는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효과를 보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속구 투수로, 메이저리그가 탐내는 재목으로 주목 받았던만큼 감독도, 선수도 올 시즌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주위의 평가와 시선보다도 어떤 방법이든 자신의 것을 찾길 바라는 바람이 묻어나는 시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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