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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라도 먼저 되면…" 유일한 탈출구 한화행 마감, '제로섬' 권희동은 어디로?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2-16 02:25 | 최종수정 2023-02-16 06:26


"한명이라도 먼저 되면…" 유일한 탈출구 한화행 마감, '제로섬' 권희동…
한화행 여부를 놓고 제로섬 관계였던 FA 외야수 이명기(왼쪽)와 권희동.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동시에 FA를 신청한 외야수 이명기(36)와 권희동(33). 둘은 시장에서 제로섬 관계였다.

유일한 탈출의 희망으로 꼽혔던 팀 한화 이글스로 둘 중 하나만 갈 수 있었던 상황. 결국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주인공은 이명기였다.

지난 14일 원 소속팀 NC 다이노스와 계약기간 1년, 최대 1억원(연봉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FA 계약을 한 뒤 포수 이재용과 함께 한화로 트레이드 됐다. 한화 내야수 조현진(21)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전체 61순위)과 맞교환 됐다.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 등 올 시즌 외부 FA 영입한도 3명을 꽉 채운 한화가 이명기를 영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 사인 앤 트레이드였다.

'FA미아→은퇴'라는 최악의 위기에 몰렸던 이명기는 마지막 순간, 극적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이명기와 권희동의 한화 행 소문은 끊임 없이 흘러나왔다. 현실적으로 계약할 가능성이 있었던 사실상 유일한 팀이었다.

한화 내에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서로 다른 조건과 다른 유형의 외야수. 최종 결론은 이명기였다. C등급이라 보상선수가 없고, 사인 앤 트레이드로 보상금 출혈을 우회할 수 있었던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명기의 계약소식은 옛 동료 권희동에게 더 큰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실낱 같던 한화 행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 겨울 브라이언 오그레디와 채은성이란 강력한 외야수 두명을 영입했다. 노수광 장진혁 이진영 등 경쟁 포지션이었던 좌익수 자리에 통산 타율 3할7리의 노련한 타자 이명기를 추가했다. 경쟁이 격화됐다. 게다가 이명기가 수락한 1년 최대 1억원은 FA 최저 수준 계약이다. 보장 연봉은 5000만원에 불과한 백의종군의 길. 남은 FA 권희동의 계약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향후 권희동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첫번째 시나리오는 캠프를 치르면서 각 팀에 벌어질 수 있는 돌발 상황이다.

주전 외야수의 중대한 부상 등 큰 공백이 생겼을 때 예정에 없던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로 11년차 외야수 권희동은 비교적 안전한 카드다. 공-수에 걸쳐 안정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다. 타격에서는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 있다. 수비에서는 코너는 물론 중견수 수비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아쉽게도 이 가능성이 떨어지는 건 외야수는 갑작스러운 부상 등 공백이 상대적으로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출혈을 최소화하며 대처가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 각 팀마다 주전급 백업 외야수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원 소속팀 NC 다이노스 잔류다.

이 역시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그나마 타 팀 계약 보다는 높은 확률이다.

NC는 일찌감치 FA를 선언한 이명기 권희동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FA 신청자가 7명이나 됐고, 우선순위가 밀렸다. 두 외야수 이탈에 대비해 퓨처스리그 FA 시장에서 한석현을 영입했다.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김성욱도 전역했다. 팀에 꼭 필요한 거포 외야수 오장한도 기회를 주며 키워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예상 밖으로 흘러가고 있다.

권희동이 미아로 남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만약 시즌 개막까지 어느 팀과도 계약이 안되는 상황은 원 소속팀 NC도 부담이다. 권희동은 NC가 KBO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인 2013년 입단한 멤버. 이명기 권희동 두 외야수의 계약이 표류중일 당시 NC 측 관계자는 "두 선수 중 한명이라도 먼저 해결이 돼야 다른 여지가 생길텐데"라며 답답해 했다.

팀 내 선수 구성상 둘 중 하나라도 잔류 계약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 하지만 선택지가 오직 NC 잔류 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과연 권희동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가 될까. 스프링캠프도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시점. 시즌 준비 과정을 감안하면 주어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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