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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 지원에 스케줄 고려 방문까지…박정원 구단주가 추구한 '조용한 아버지' [시드니 리포트]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2-14 03:33 | 최종수정 2023-02-14 10:30


쉐프 지원에 스케줄 고려 방문까지…박정원 구단주가 추구한 '조용한 아버지…
박정원 회장(왼쪽).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화려하지는 않지만, 강력하고 따뜻했다.

13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야구장.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 선수단 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깜짝 손님'이 방문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 에너빌리티 회장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 11일 호주에 도착한 박 구단주는 12일 선수단이 휴식일인 것을 고려해 13일 야구장에 방문했다. 선수단 훈련 일정과 휴식에 방해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 담겼다.

박 구단주는 이날 선수단 및 현장 직원에게 격려금을 전달하며 "지난 시즌은 다 잊고, 새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과 함께 새로운 각오로 최선을 다해달라.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베어스다운 감동적인 야구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구단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해마다 해외 전지훈련지를 찾았다. 평소에도 잠실구장을 자주 찾는 등 '야구광'인 박 구단주는 이날 역시 직접 그라운드와 불펜 등 훈련 시설을 살펴봤다.

방문 전부터 확실한 물밑 지원이 이뤄졌다. 훈련지인 시드니에 그룹 계열사 쉐프를 파견해 선수단 식사를 제공하도록 했다. 선수단은 덕분에 호주에서도 한국 못지 않은 식사를 하며 훈련을 할 수 있었다.

박 구단주는 평소 조용한 구단주의 길을 추구했다. 2015년 김태형 감독 선임 이후 7년 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팀이 잘 나가자 박 구단주는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후방에서 이를 지켜봤다.


두산은 지난해 창단 첫 9위를 기록하면서 전면 개편이 불가피했다. 팀 방향이 잡히자 이번에는 박 구단주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 야구 경험이 풍부한 이승엽 감독을 선임에 적극 나섰다.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역대 초보 감독 최고 대우인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을 했다.

팬들의 요구에도 적극 나섰다. 팬들을 비롯해 이 감독 역시 '포수 보강을 위해 양의지를 영입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박 구단주는 직접 이 감독과 양의지의 식사 자리를 찾기도 했다. 복수의 구단이 총액 150억원의 대형 계약을 약속했지만, 양의지는 역대 FA 선수 최고 대우인 4+2년 152억원에 두산행을 확정했다.

박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실무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이 감독도 스프링캠프에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스태브에게 굉장히 놀랐다. 전력 분석, 훈련 보조 등이 굉장히 잘했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일사천리로 해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울러 "구단주님께서 비시즌 전력보강에 큰 힘을 보태주신 데 이어 전지훈련 격려 방문으로 사기도 끌어올려주셨다.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2023시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드니(호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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