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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던지는데…마지막 불꽃" 코치 생활에 꺾이지 않은 열정→은퇴 1년만 현역 복귀 [괌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2-14 07:41 | 최종수정 2023-02-14 09:51


"148㎞ 던지는데…마지막 불꽃" 코치 생활에 꺾이지 않은 열정→은퇴 1…
2021년 7월 청백전에 출전한 정태승.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지막으로 불꽃 한번 태우고 싶습니다."

신고선수로 시작한 커리어, 10년간 간신히 붙잡았던 꿈을 내려놓은지 2년. 하지만 마지막 미련이 남아있었다.

정태승 롯데 자이언츠 잔류군 투수코치는 2023시즌 '플레잉코치'로 현역 복귀한다.

롯데 구단이 필요로 하는 좌완투수다. 올시즌 등록선수 중 좌완 투수는 찰리 반즈와 김진욱을 비롯해 차우찬, 신인 이태연 뿐이다. 미등록 선수까지 합쳐도 역시 신인인 조준혁, 장세진이 추가될 뿐이다.

정태승 코치는 유신고의 황금사자기 준우승을 이끌었고, 성균관대 시절에는 세계대학야구선수권 대표로도 출전했었다. 뛰어난 구위를 지닌 좌완투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지명받지 못했고, 2012년 신고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19~2020시즌 질롱코리아에 참여해 20경기 22⅓이닝 평균자책점 3.22의 호성적을 올리며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어 스프링캠프 MVP에도 선정됐다.

1군에서는 결국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1군 통산 성적은 8경기 7⅔이닝, 평균자책점 12.91에 불과하다. 결국 2021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1⅔이닝 4실점을 기록한 2020년 7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이 해의 유일한 1군 출전이자 커리어 마지막 경기가 될 상황.

10년간 붙들었던 간절한 꿈이 미련으로 남았다. 1년간 잔류군 재활코치로 일하는 동안 직구 구속이 148㎞까지 나오자 마지막 용기를 냈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배영수 코치에게 조언을 구했고, 플레잉코치 전환과 더불어 등록선수가 됐다.


"148㎞ 던지는데…마지막 불꽃" 코치 생활에 꺾이지 않은 열정→은퇴 1…
2013년 신예 좌완 시절 정태승.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차 괌으로 떠나기전 만난 배영수 투수코치는 "본인 의사를 물어보고, 플레잉코치 전환을 구단에 요청했다"고 답했다.

"'(정)태승아, 자신있나? 스트라이크 던질 수 있겠나' 했더니 '마지막으로 불꽃 한번 태워보겠습니다' 하더라. 좋다 한번 해봐라 했다. 1년간 코치하면서 마인드도 변한거 같고…'선수 때는 이렇게 못 던져봐서 너무 아쉽다'는 한마디가 와닿았다. 마지막 소원 들어줬으니 잘해보라고 했다."

팀내 좌완투수 부족이 아쉬웠던 건 아닐까. 배 코치는 "정태승의 가능성을 본 것일 뿐, 그런 고민은 사실 없다. 좌투수 상대로 더 잘치는 좌타자도 있다. 좌타자 상대하는데 좌투수가 꼭 필요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내가 김성근 감독님께 배운게 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 거다. 성과를 내는 건 코치의 일이다. 선입견 없이 최대한 넓은 시야로 일하고자 애쓰고 있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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