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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포수 출신' 꼬리표를 떼어냈다. 이제 당당한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한자리를 책임진다.
나균안이 투구하는 도중에도 옆 마운드에서 잇따라 노호성이 터졌다. 그는 "애써 못본척 열심히 던졌다"면서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럴수록 더 집중력을 갖고 해야한다. 나태해지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39경기(선발 13)에 등판, 117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전반기에도 4~5이닝을 책임지는 등 롱맨 역할을 수행했고, 8월부터는 선발로 발탁됐다. 무려 87.9%의 연봉 상승을 경험하며 '억대 연봉자(1억 900만원)'의 반열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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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픈 곳은 없다. 지금의 좋은 흐름을 시즌에도 이어가야한다. "올해가 제겐 정말 중요한 해다. 마음가짐이 다르다. 연봉이 오르면서 책임감과 욕심도 같이 커졌다"는 절실한 속내를 고백했다.
롯데는 올겨울 FA 선발 한현희(30)를 영입했다. 나균안, 팔꿈치 수술 후 6월초 복귀 예정인 이인복, 김진욱, 서준원, 이민석 등 기존 선발 후보들에 강력한 경쟁자가 추가된 모양새다.
하지만 나균안은 한현희 이야기가 나오자 환하게 웃었다. "경쟁자는 맞는데, (한)현희 형이 날 너무 잘 챙겨준다. 정말 좋은 형"이라고 했다. 이때 근처를 배회하던 한현희가 슬그머니 다가와 기자마냥 '올해 목표가 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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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성민규 단장의 투수 전향 제의에 손을 내저었던 그다. 투수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포수로서의 자부심도 컸다. 하지만 우연히 부상을 당한 뒤 투수로 전향한게 신의한수가 됐다.
포수 출신답지 않게 직구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제구력이 강점이다. 가진 모든 변화구를 결정구로 쓸 수 있도록 가다듬는게 이번 캠프의 목표다. 구속도 지난해 150㎞까지 끌어올렸다.
"볼카운트 3-2에서 변화구 스트라이크로 삼진을 잡는 투수가 되고 싶다. 올해는 규정이닝(144이닝)을 꼭 채우고 싶다. 25세 아빠의 분유 파워 보여드리겠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