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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에서 아쉽게 이른 나이에 은퇴한 민병헌(35).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 민병헌의 초창기 모습을 꼭 닮은 선수를 만났다.
삼성 포수 유망주 이병헌(23)이다. 두산 신인 좌완 투수 이병헌과 동명이인 투-타 맞대결 가능성으로 화제를 모은 선수.
이병헌은 지난달 18일 콜업됐다. 김재성의 부상으로 한자리가 비는 행운이 있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은 "신인드래프트 때 큰 기대 가지고 뽑은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선수"라며 기회를 줄 뜻임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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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0일 두산전에 다시 한번 타석 기회를 얻었다. 9-3으로 앞선 8회 교체 출전했다. 두번 실패는 없었다. 데뷔 두 타석 만에 데뷔 첫 안타와 첫 타점을 올렸다. 1사 1,2루 3B1S에서 전창민의 142㎞ 패스트볼을 과감하게 당겨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제물포고 시절 김도환과 포수랭킹 1,2위를 다투던 유망주. 군 복무까지 일찌감치 마친 성장 가능성이 큰 예비역이지만 팀 경쟁 상황이 녹록치 만은 않다.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까지 삼성에는 10년 포수 라인업이 견고하게 짜여져 있다.
기회란 측면에서 답답한 마음은 없을까.
땀을 뻘뻘 흘리며 경기전 훈련을 소화하던 이병헌에게서는 부정적인 모습을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전역하고 올시즌 2군에서 많은 경기(71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많이 쌓았어요. 아직 1군선수가 되기 부족한 제가 여기 와있는 건 정말 큰 행운이라 생각해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합니다."
긍정적 마인드로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배우는 유망주.
퓨처스리그 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본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은 이병헌의 이런 자세를 높게 평가한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워낙 준비와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훈련 전에 먼저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공부와 노력을 하는 준비성이 좋다"며 "그라운드에서도 매우 활발하고,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라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긍정적 마인드와 준비성, 외모까지 민병헌을 닮은 이병헌. 살짝 몸을 접었다가 치는 타격자세까지도 흡사하게 보인다.
민병헌의 예비역 신화가 10년 만에 이병헌을 통해 재현될 지 궁금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