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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준PO 진통제 8알로 버텨" 이대호와 베어스의 추억[잠실 리포트]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7-28 18:25 | 최종수정 2022-07-28 18:26


팬에게 모자를 건네는 이대호(왼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과는 추억이 참 많아요."

'거인의 심장' 이대호가 첫 은퇴 투어에 나섰다. 이대호는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접고, 올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KBO는 수 많은 기록을 남긴 타자 이대호를 위해 구단별 은퇴 투어 이벤트를 마련했다. 은퇴 투어는 이승엽 이후 이대호가 역대 두번째다.

28일 잠실 롯데-두산전 경기 시작을 앞두고 이대호가 약 40분간 팬 사인회를 실시했다. 사인회에는 미리 선정된 팬 100명이 대상이었다. 이대호는 구단도 모르게 사비로 '깜짝 선물'을 준비해왔다. 모자 3000여개를 사비로 준비했고, 이날 사인회에 참석한 팬들에게 직접 나눠줬다.

두산도 이날 특별 제작 선물을 은퇴 선물로 증정했다. 이대호를 위해 제작한 달항아리다. 항아리에는 이대호의 좌우명인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전 풍 두산 사장이 직접 항아리를 전달했다.

이대호는 "두산과 많은 추억이 있었지만 2010년 준플레이오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 테이핑과 진통제를 8알 정도 먹고 경기에 나갔다. 마지막 타석에선 고통을 참고 죽기살기로 쳤는데 홈런이 나와 기쁘게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수훈 인터뷰 때도 어지러워서 머리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2017시즌 도중, 이대호와 두산 오재원의 '훈계 사건'도 언급했다. 이대호는 "이제와서 이야기하지만 워낙 친한 사이다. 우리팀이 지고 있었어서 우스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이지, 절대 상대팀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워낙 착하고 좋은 동생이다. 혹시 기분 상하셨던 두산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떠나는 길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대호는 또 "두산 구단이 첫 은퇴 투어 행사를 준비해주셔서 정말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 저를 위해 시간내 찾아와주신 롯데팬과 두산팬 모두에게 감사하고, 이렇게 축하 받으며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28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8월 13일 광주(KIA), 8월 23일 창원(NC), 8월 28일 인천(SSG), 8월 31일 고척(키움), 9월 8일 대구(삼성), 9월 18일 수원(KT), 9월 20일 대전(한화), 9월 22일 잠실(LG)까지 일정이 이어진다. 그리고 홈 구장 부산 사직구장에서 은퇴 투어의 마침표를 찍는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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