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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너무 힘들었네요."
지난달 29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 이후 승리를 잡지 못하면서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던 삼성은 이날 초반부터 타격에 불을 붙였다.
중심에는 오재일이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일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후속 김재성의 적시 2루타로 팀에 첫 점수를 안겼다.
오재일의 타격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5-0으로 앞선 6회초 만루에서 양 현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터트리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허윤동에 이어 나온 불펜진은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성은 약 한 달만에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오재일은 "한국시리즈 MVP가 됐을 때보다 더욱 벅찬 기분이다. 한 달 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프로 선수에게 지는 것이 가장 힘든데 그게 한 달 내내 이어졌다"고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내비쳤다.
오재일은 이어 "홈런 쳤을 때 이제 이겼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연패 중이라서 9회말 끝날 때까지 계속 긴장하고 있었던 거 같다"라며 "한국시리즈에서 아웃 카운트 2아웃보다 기분이 좋았던 거 같다. 그래도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니 마냥 좋아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전반기 연패를 끊지 못한 채 올스타브레이크를 보내야만 했다. 휴식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오재일은 "최대한 생각을 안 하고 마음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 돼 불편한 마음으로 일주일 운동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오재일은 "지고 있으니 팀 분위기도 안 좋아 밝게 해보자고 했는데 밝게 나올 수가 없어서 계속 처지는 거 같았다. 선수들도 위축되고 처지는 것이 있었는데, 이겼으니 다음에는 선수들도 더 과감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