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점차였으면 완봉 노렸다" 전반기에 10승. 이토록 헌신적인 에이스라니 [인천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7-08 08:02 | 최종수정 2022-07-08 08:11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한 폰트. 김영록 기자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발투수에게 완봉, 완투는 훈장이다. 8회까지의 투구수는 104구. '훈장'을 달 기회였다.

폰트(SSG 랜더스)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이닝 4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투, 팀의 8대1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폰트가 내려간 뒤인 9회 2사, 다음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이대호가 솔로포를 쏘아올려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그전까지 롯데는 3루조차 밟지 못했다. 이호연이 2루를 밟았을 땐 다음타자 이대호가 범타로 물러났고, 2루타를 친 이학주는 3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됐다. 휴식차 대타로 대기하던 안치홍과 전준우는 나설 기회조차 없었다.

경기 내내 몰아친 비바람은 폰트에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점수차도 여유가 있었다. 화요일 이 아닌 만큼 다음 등판까지의 휴식시간도 충분했다.

투구수가 적진 않았지만, 완투를 노려볼만한 경기였다. 올해로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맞이한 폰트의 완투는 지난 5월 25일 롯데전, 강우콜드로 인한 7이닝 완투가 유일하다. 개막전에서 9이닝 퍼펙트를 하고도 경기가 연장전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비공인으로 남은 아픔도 있는 폰트다.

하지만 폰트(SSG 랜더스)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 후 만난 폰트는 "내가 어느 나라(베네수엘라) 출신인지 잊었나? 덥고 습한 날씨가 컨디션에 지장을 주진 않았다"며 단언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한 폰트. 김영록 기자
'완봉 욕심'을 묻자 뜻밖의 말을 꺼냈다. 점수차가 컸기 때문에 전혀 욕심이 없었다는 것.

"팀이 8대0으로 앞서고 있는데 굳이 무리하면서 더 던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만약에 1~2점 차이였으면 아마 완봉에 도전했을 수도 있다."


김광현과 더불어 올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다운 자존심, 그리고 팀을 위한 헌신이 엿보이는 대답이었다. 올시즌 SSG는 선발은 단연 리그 최고의 팀이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9위에 불과하다. 완봉이 아닌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1이닝 더 던질 의향이 있다는 것.

지난해 8승5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던 폰트는 이날 승리로 전반기만에 10승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 2.02로 김광현(1.37)에 이어 2위. SSG의 원투펀치가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시즌 가면 우리팀 정말 강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햄버거 모양의 수훈 선수 인형을 보며 "우리 아이 갖다주면 좋아하겠다"며 웃는 폰트에게선 1인자의 여유가 넘쳤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