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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 연속 병살, 압도적 병살 1위…'왕년의 안타왕' 딜레마 [SC 포커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5-16 03:13 | 최종수정 2022-05-16 15:00


두산 페르난데스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안타 7개를 치는 동안 병살타는 5개가 나왔다. '왕년의 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두산 베어스) 이야기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디딜 당시 '쿠바산 타격 기계'로 이름을 날렸다.

첫 해 144경기에 나와 197안타를 때려낸 페르난데스는 2년차에도 144경기 전 경기 출장에 199안타를 치며 2년 연속 최다 안타왕 자리를 차지했다.

'쿠바산 타격기계'는 지난해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141경기 출장한 페르난데스는 170안타를 치며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했다. 앞선 2년 동안 타율이 모두 3할4푼 이상을 기록했던 만큼, 3할 타율 유지보다는 하락세가 더욱 눈에 들어왔다.

두산은 페르난데스와의 재계약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1루로 나설 수 있지만, 수비력이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발도 느려서 병살타의 위험이 항상 존재했다.

페르난데스는 가을야구에서 반전을 만들었다. 포스트시즌 11경기에서 타율 4할4푼7리(47타수 21안타)의 성적을 거두면서 타격 하락세에 대한 우려를 완벽하게 지웠다.

두산과 페르난데스는 4년 연속 손을 잡았다. 그러나 시작부터 꼬였다. 여권이 만료된 가운데, 코로나19와 쿠바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행정 처리가 늦어졌다.

페르난데스는 직접 쿠바로 넘어가서야 여권 발급에 성공했고, 스프링캠프 중반에야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정규시즌 페르난데스는 지난해보다 더욱 타격감을 올리지 못했다. 정규시즌 34경기에서 타율은 2할6푼1리에 머물렀다.

더 큰 문제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병살타다. 페르난데스는 12일 키움전부터 15일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 병살타 행진을 펼쳤다.

병살타 개수도 압도적 1위였다. 2위 강민호, 호세 피렐라(이상 삼성) 이대호(롯데)가 기록한 6개보다 2배 이상 많은 14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느린 발이 한몫했지만, 배트 중심에 맞지 않고 계속해서 땅볼로 이어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배트 스피드가 떨어져있다. 공을 스트라이크존에서 잡아 놓고 치지 못하고 낮은 공에 따라가다보니 내야 땅볼이 많아지고 있는 거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손바닥 불편함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몸 상태가 100% 정상도 아닌데다가 타격 컨디션까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 빠르게 늘어나는 병살타 숫자에 페르난데스를 마냥 기용하기도 어려울 노릇이다.

그렇다고 빼기도 쉽지 않다. 김 감독은 "방망이가 맞을 때에는 페르난데스만큼 까다로운 타자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타선 구성에 있어서 페르난데스가 있고 없고는 무게감이 다르다.

김 감독도 계속해서 맞지 않은 페르난데스의 모습에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왕년의 안타왕'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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