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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17년과 같은 흐름일까.
효과는 확실했다. 타선에선 최형우가 장타 갈증을 풀어냈고, 마운드에선 양현종이 에이스다운 면모를 이어가면서 중심을 잡았다.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포수 자리에선 김민식이 그해 KBO리그 포수 전체 도루 저지율 1위를 달성하면서 수비 안정에 기여했다. 이를 통해 KIA는 V11의 역사를 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는 'FA 최대어' 나성범(33)과 6년 총액 150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최형우의 에이징커브가 거론되는 가운데 중심 타선에서 장타 갈증을 풀어줄 타자를 원했다. 이어 미국 무대에서 도전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양현종에게 손을 내밀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이런 가운데 시즌 초반 김태진과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 현금을 묶어 포수 박동원까지 데려왔다. 5년 전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2017년 버나디나는 시즌 초반 한 달여 간 타율이 2할5푼5리, 1홈런에 불과했다. 시범경기부터 이어온 부진이 그대로 이어졌다. 뛰어난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적 주루 플레이는 눈에 띄었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으레 기대하는 한방이 없었다. 그러나 버나디나는 5월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 시즌 타율 3할2푼(557타수 178안타), 27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면서 KIA 우승에 힘을 보탰다.
소크라테스는 개막 후 19경기 타율이 2할3푼(74타수 17안타), 1홈런 8타점에 불과하다. 2루타 4개, 3루타 2개 등 중장거리 타격 능력은 선보였으나, 기복이 심하고 한방이 부족하다는 평가. 다만 뛰어난 주루 센스를 앞세워 팀 득점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크라테스가 버나디나와 마찬가지로 반등 포인트를 잡는다면 KIA 타선의 힘은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KIA 김종국 감독도 내심 2017년의 기억을 떠올리는 눈치. 연패-연승을 거듭하는 과정에서도 "구성 면에선 나쁘지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명 기대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신뢰를 보내고 있다.
5년 전 KIA와 올해는 분명한 차이도 있다. 이범호, 안치홍 등 각 포지션의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이 있었다. 올 시즌의 KIA는 김선빈, 박찬호 등이 버티고 있으나 김도영, 김석환, 황대인 등 젊은 선수들도 주축 노릇을 하고 있다. 다만 이런 젊은 에너지가 관록을 앞세운 5년 전의 힘과 크게 다르진 않아 보인다.
5년 전의 기억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KIA가 과연 시즌 종착점에서도 해피엔딩의 추억을 되살릴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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