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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허삼영 감독이 구자욱 빈볼 사태에 대해 고의성을 암시했다.
5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삼성 중심타자 구자욱이 격분했다. 롯데 선발 글렌 스파크맨의 시속 150㎞ 빠른 공이 왼쪽 허벅지를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구자욱은 배트와 헬멧을 집어던질 듯 하다 내려 놓고 크게 화를 내며 마운드 쪽으로 다가섰다. 스파크맨도 양팔을 벌리며 구자욱 쪽으로 걸어왔다. 김성철 주심이 빠르게 구자욱을 제지하며 두 선수의 물리적 충돌을 막았다.
양 팀 선수들이 우루루 그라운드로 몰려 나왔다. 코로나19로 자취를 감췄던 벤치클리어링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
1회말 첫 타석에서 스파크맨을 처음 만난 구자욱은 처음 상대한 뉴페이스 외국인 투수의 첫 공에 화들짝 놀랐다. 149㎞ 패스트볼이 다리 쪽으로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공은 놀라서 피한 구자욱 뒷쪽으로 흘렀다. 포수가 포구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빠진 공. 구자욱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바로 앞 타자 김지찬이 스파크맨이 투구동작을 일으키는 순간 살짝 늦은 타임을 건 점도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었다.
타자는 다리 쪽을 향해 날아오는 공에 예민하다. 실수려니 했지만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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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다시 한번 하체 쪽으로 날아온 공에 기어이 맞은 구자욱이 크게 흥분한 이유다. 게다가 스파크맨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제구를 유지했다. 공교롭게도 주포 구자욱에게만 두차례 크게 빠진 공이 들어오면서 분노가 폭발했다. 가뜩이나 구자욱은 3회 두번째 타석에서 스파크맨의 바깥쪽 빠른 공을 밀어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했다. 허 감독이 말한 "딱 2개의 벗어난 공"은 공교롭게도 모두 구자욱의 몸을 향했다.
오른손 투수의 패스트볼 실투는 통상 오른손 타자를 맞힐 확률이 높다. 강하게 던지려다 밸런스가 흔들리면 릴리스 포인트가 늦어져 공이 밀리면서 우타석 쪽을 향하기 쉽다. 반대로 왼손 타자 몸으로 향하는 공은 릴리스 포인트를 길게 끌고 가는 경우다. 구자욱으로선 순간 고의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적으로는 다소 의아한 장면이었다.
2-2로 팽팽하던, 스파크맨 자신의 데뷔 첫승이 걸려 있는 5회 1사에 특별한 악연이 없는 구자욱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굳이 실점 위기를 만들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구자욱은 경기가 끝난 뒤 이대호 전준우 등 롯데 선수단을 찾아 미안함을 표시하고 오해를 풀었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평소 예의 바르고 사려 깊은 구자욱 다운 쿨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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