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타율 0.188→중심타선 반전. 친정팀 끝내기가 인생 터닝포인트 될까 [SC포커스]

전병우가 끝내기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2022.4.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난해 타율 1할8푼8리로 부진했던 타자가 올해는 중심타선에 배치됐다. 친정팀을 상대로 때린 짜릿한 끝내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한방을 갖춘 내야 멀티요원. 키움 히어로즈 전병우를 향한 기대치다. 하지만 어느덧 서른. 자칫하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2015년 대졸로 입단한 그는 일찌감치 군복무를 마친 뒤 2018년 타율 3할6푼4리 (77타수 24안타) 3홈런을 기록하며 사직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한동희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2군에 머물렀고, 키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키움에선 1~3루를 모두 커버하는 멀티 내야수로 활약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빠진 뒤 내야 한자리와 장타력을 보강해줄 선수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혜성의 2루 전향 여부를 두고 유격수로도 기용될 만큼 수비력은 인정받았다. 문제는 부진한 타격. 2020년에는 타율 2할3푼7리 8홈런으로 향후 발전의 여지를 남겼지만, 지난해에는 타율 1할8푼8리로 추락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전병우에게 다시 주전 3루수, 더 나아가 클린업트리오의 중책을 맡겼다. 이정후-푸이그가 맡을 3~4번은 확고하지만, 5번 타자는 김혜성을 테스트하는 등 고민이 많은 자리다.

전병우는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를 지닌 장타형 타자다. 낮은 자세에서 순간적인 몸 회전으로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좋다. 수비에서도 안정된 포구 및 송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병우가 3루수로 자리잡아준다면, 홍 감독의 오랜 고민 하나를 덜어주는 셈.

끝내기 안타를 때린 전병우와 푸이그, 이용규 등 키움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e-mail]/2022.4.3/

시범경기에서 타율 5할(12타수 6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주전 3루수로 낙점받았고, 개막시리즈 결과도 9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성공적이다. 특히 그 1타점이 3일 롯데 자이언츠전 연장 10회 터진 끝내기였다. 앞서 푸이그가 롯데 안치홍의 실책성 2루타로 출루했고, 전병우가 좌익선상 깨끗한 적시타로 불러들였다. 트레이드 이후 롯데전 타율은 2할을 밑돌지만, 결정적인 순간 자신을 트레이드한 친정팀에게 멋지게 한방을 먹였다.

경기 후 만난 전병우는 "다음 타자 (송)성문한테 넘기지 말고 내가 해결하자고 생각했다. 작년엔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컸다. 올해는 다 내려놓았다. 홈런이고 뭐고 '내 할 것만 하자'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키움 타선의 핵심은 3~4번의 이정후-푸이그다. 개막시리즈에서도 롯데 투수들은 푸이그를 의식하며 이정후와 승부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푸이그를 거르고 전병우와 승부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야구선수로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전병우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내게 타점 기회가 많이 걸릴 텐데, 내가 해결하고 싶다"며 뜨거운 의지를 드러냈다.


김영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