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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배움이 즐겁네요"…6년 캡틴에서 팀원으로, 준비하는 '어쩌면 마지막' [SC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3-02 00:06 | 최종수정 2022-03-02 06:23


2022시즌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 훈련이 2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진행됐다. 두산 오재원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울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2.26/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후배들이 시간 낭비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

오재원(37·두산 베어스)에게는 항상 '주장'이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부터 2016년을 제외하곤 두산의 주장은 오재원이었다.

특유의 근성은 다른 팀에게는 '미운 선수'로 보였지만, 같은 팀 선수들을 하나로 묶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중반 오재원은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결국 8월 말부터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오재원은 자리를 비웠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맞이한 새로운 시즌. 시작도 일단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김태형 감독은 1차 캠프에서 젊은 선수를 보겠다는 뜻을 밝히며 오재원 김재호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잠실에서 2군 선수들과 자율적으로 몸을 올리도록 했다.

지난달 25일 울산에서 진행되는 2차 캠프에 합류한 오재원은 "2군 훈련이 더 힘들더라"라고 웃으며 "매년 똑같이 준비했다. 다만, 그동안 연습하고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쳤던 적이 있어서 예년보다는 훈련 강도를 낮췄다"고 시즌 준비 과정을 이야기했다.

올 시즌 오재원은 조금 더 짐을 내려놓았다. 2017년 포스트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그는 5년 만에 주장이 아닌 팀원으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오재원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을 거 같다. 아마 여태까지는 잔소리를 했다면 이제 안해도 된다는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오재원이 1군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두산의 2루수 자리에는 박계범 강승호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씩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좁아지는 입지가 걱정될 법도 했지만, 오재원은 '경쟁'보다는 후배들의 성장을 반겼다. 오재원은 "어릴 때도 그랬다. 자리를 두고 누굴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야구를 한 적은 없다. 누가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비록 조금씩 입지는 좁아지고 있었지만, 선수로서의 가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있는대로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모습 한 두 번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때가 맞으면 좋은 기운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7년 프로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프로 16년 차. 오재원은 여전히 '배움'을 갈구했다. 그는 "첫해부터 지금까지 목표는 같다. 잘하는 것"이라며 "더 배우고 싶다. 끝나가니 소중하다고 느낀 것이 아닌 더 배우고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 거 같다. 배울수록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후배들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재원은 "책임감 있게 배우고 자기 것을 찾았으면 좋겠다.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3년 총액 19억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했다. 계약 마지막해를 앞둔 오재원은 "구단의 판단이다. 여태까지 구단에서 신인 šœ부터 해왔으니 받은 만큼, 어떻게든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선수를 하든 말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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