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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내와 함께 한국 땅을 밟은 1m98의 외인 거포. 그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도록 결정적 도움을 준 사람이 있었다.
롯데에서 영입 제안이 온 건 이때였다. 피터스는 "한번쯤 한국에서 뛰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겐 (출전)기회가 필요했다. 연락이 왔을 때 신의 은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할 만큼 기뻐했다. 하지만 이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내가 임신 중이었기 때문이다.
"낯선 장소에서 아이를 낳고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우연찮게 짐 아두치(37·전 롯데 자이언츠)와 연락이 닿았다. 아두치의 아내가 한국에서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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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스보다 그의 아내가 더 기뻐했다. 피터스의 아내는 아두치의 아내와 따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법에 대해 다양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을 들었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의 야구 실력뿐 아니라 일상을 돌봄에 있어 롯데가 믿을만한 팀이고, 지원을 잘해준다는 확신이 섰다.
"야구 외에도 거주는 물론 생활 문제에서도 팀에서 도움을 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국으로 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막상 한국에 오고 보니 기대보다도 훨씬 좋다. 상동밥은 정말 맛있고, 한국 음식도 문화도 현재까진 매우 만족한다."
피터스는 24일 열린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최건의 공을 통타, 좌측 담장을 까마득히 넘기는 홈런을 쳤다. 한국판 그린몬스터로 변모한 사직구장 담장을 너끈히 넘길 수 있는 선수임을 재차 증명했다. 오클라호마 출신이라 상동의 산바람에도 크게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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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스는 이들보다는 좀더 장타력에 초점이 맞춰진 선수다. 지난해 20홈런 타자도 한명 없는 롯데로선 피터스가 보다 많은 홈런을 뻥뻥 때려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난 언제나 '준비된 사람'이다. 라이언 롱 코치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롯데를 챔피언십으로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수비 이야기가 나오자 손동작이 커지고, 그러잖아도 활달했던 목소리는 한층 높아졌다. '자신만만' 그 자체였다.
"난 빅 가이(Big guy)지만 발이 빠르다. 어깨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자신한다. 타구도 순간적으로 미리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기대해도 좋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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