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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커쇼와의 재계약을 생각해보겠다고 한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존경스러운 코멘트에 경의를 표합니다. 커쇼가 14년간 다저스에 공헌한 것을 기초로 결정을 내릴 기회를 준 것이니 말입니다. 때로는 그건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다저스 팬들은 커쇼와의 재계약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구단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비즈니스 관점이 지배한다. 다저스에 커쇼와의 재계약은 우선 순위가 절대 아니다.
다저스는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커쇼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른 팀으로 가면 드래프트 보상을 못 받는데 상관없다는 뜻이다. 30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던 간판 투수에게 1년 1840만달러가 이젠 낭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커쇼의 몸 상태를 감안하면 1840만달러를 허공에 날릴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부상 탓이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이런저런 부상을 입어 기량이 서서히 쇠퇴해 갔지만, 올해처럼 급격하지는 않았다. 올해 세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른 그는 팔 부상이 악화돼 포스트시즌서도 제외됐다.
최근 프리드먼 사장은 LA 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 구단은 그가 돌아오길 정말로 바란다"면서도 "그 결정은 본인에게 달렸으며, 본인이 우리와 재계약하길 바란다면 협상이 잘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의 뜻을 따라오라는 뜻과 다름없다.
커쇼는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지 모른다. 물론 은퇴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몸이 허락하는 한 현역을 이어간다고 보면 좀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고향인 댈러스 연고의 텍사스 레인저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다저스와의 결별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여느 팀도 그렇지만, 다저스는 팀을 대표하던 선발투수가 FA가 되면 '홈타운 디스카운트'를 들어 매우 인색한 제안을 한다. 여러 사례를 들 것도 없다. 박찬호와 류현진도 그랬다. 2001년 시즌을 마치고 박찬호가 FA가 됐을 때 다저스는 2년 계약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위험이 높다는 이유였다. 박찬호는 5년 6500만달러에 텍사스로 옮겼다.
2019년 FA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그에게 다저스는 토론토에 비교하기도 힘든 헐값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에게 FA는 비즈니스의 대상일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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