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PS' 빅게임 피처의 예고, "미라클? 한 번 보시죠" [PO]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현승. 잠실=박재만 기자 [e-mail]/2021.11.07/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의 이현승(38)이 가을의 기적을 기대했다.

이현승은 7년 연속 가을 무대에 초대를 받았다. 역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등판한 투수는 총 4명에 불과하다. 해태 타이거즈 김정수(1986~1994년)가 9년 연속으로 최다 기록을 가지고 있고,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성 준(1986~1993년)과 전병호(2001~2008년)가 8년 연속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현승은 문희수(1987~1993년)와 어깨를 나란히 7년 연속 포스트시즌 등판 기록을 달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큰 무대서의 경험을 높게 샀다. 특히 2015년 두산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가운데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9경기에서 13이닝을 던져 단 1실점밖에 하지 않아 팀 우승 중심에 섰다.

올 시즌 후반기 이현승의 기세는 좋다.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나선 그는 올 시즌 38경기에서 23⅓이닝을 던져 5승1패 7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전반기 출장은 8경기에 불과했지만, 후반기 30경기에 나섰고, 최근 등판한 10경기에서는 6⅓이닝을 던져 단 1점도 주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이현승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선발 이후 왼손 타자를 상대하면서 상대의 흐름을 끊어냈다. 총 5경기에서 3이닝 1실점을 했다.

이현승은 "솔직히 지난 가을야구와 달라진 건 없다. 제 위치는 작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후배들이 잘하고 있을때 힘들었을 때 보좌하는 역할이다. 다만 올해 비중이 높을 뿐"이라며 "내 역할을 충실하게 하려고 했고 결과도 운이 좋게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외국인 원투 펀치가 없으면서 이영하 홍건희 등 불펜 투수들은 3~4이닝 투구를 펼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현승 역시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나와 각각 2이닝 3이닝을 소화하는 등 팀 우승 발판을 놓은 기억이 있다.

경험이 있는 만큼, 후배들의 피로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현승은 "우리 선수들이지만 멋지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면서 나에게 저 상황이 주어지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라며 "내가 150㎞를 던지는 선수는 아니지만, 150㎞ 같은 140㎞의 공을 던지겠다"고 웃었다.

연속 포스트시즌 출장 기록에 대해서는 "두산 베어스라는 팀에 있어서 운 좋게 가을 무대에 섰다. 그 덕에 이런 기록이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감사한 팀"이라고 이야기했다.

이현승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게 두산이다. 두산하면 늘 미라클이다. 이번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적 같은 경기가 한 번쯤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힘든 여정에 '기적의 경기가 나왔나'라는 질문에 이현승은 "나왔다고 할 수도 있고 안 나왔다고도 할 수 있다. 아마 경기를 다 보면 알지 않을까 싶다"라며 "왜 기적을 달고 다니는 팀인지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가 싶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잠실=이종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