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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가을이 되면 유독 힘을 내는 선수가 있다. 반면 가을만 되면 유독 꼬이는 선수도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1할6푼7리(18타수 3안타)로 침묵했던 박건우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삼진은 3개나 당했다.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이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고 하지만, 박건우의 타격 컨디션도 제 모습은 아닌 듯 했다.
길어지는 박건우의 부진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좀 더 잘하려고 생각하다보니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 우리 팀에서 컨텍 능력이 좋다. 믿고 가려고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박건우가 마침내 중요한 순간 해냈다.
1-0으로 앞선 5회 2사 3루에서 바뀐 투수 정우영의 3구째 시속 151㎞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익수 앞 안타를 쳤다. 박건우도 마음 고생을 털어낸 듯 손을 번쩍 들어 기쁨을 표현했다.
박건우가 흐름을 가지고 오는 적시타를 치면서 두산은 5대1로 승리를 거두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박건우의 활약에 동료도,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가을 남자'로 불린 정수빈은 "(박)건우는 정말 좋은 선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부담이 큰 것 같다"면서 "농담으로 하루에 하나만 하라고 했는데 오늘 하나 해서 다행이다.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 감독 역시 잘할 것"이라며 "본인이 (가을에 약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흔들렸던 거 같다. 이번을 계기로 잘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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