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와 슈어저 거느리는 1선발' 이젠 뷸러의 시대...사이영상 0순위

LA 다저스 워커 뷸러가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는 뷸러.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A 다저스 '뉴 에이스' 워커 뷸러(27)가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다.

내셔널리그 최강 선발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이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중도 탈락하면서 올시즌 잠재력을 뿜어내고 있는 뷸러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이영상을 먼저 받은 선배 투수들을 로테이션 앞에서 이끌게 돼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다저스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맥스 슈어저와 유격수 트레이 터너를 영입했다. 팀내 유망주 랭킹 1,2위인 포수 케이버트 루이스, 우완 조시아 그레이를 비롯해 4명의 마이너리거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단순히 지구 우승이 아니라 월드시리즈로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슈어저가 합류함으로써 다저스는 뷸러-클레이튼 커쇼-슈어저로 이어지는 최강 1~3선발을 보유하게 됐다. 팔꿈치 부상에서 재활을 순조롭게 진행 중인 커쇼는 오는 8일 LA 에인절스전에 맞춰 복귀할 예정이다. 뷸러는 사이영상을 나란히 3번씩 수상한 커쇼와 슈어저를 2,3선발로 두고 1선발로 로테이션을 이끄는 당당한 에이스다.

뷸러가 지난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직후 "정말 대단했다. 그가 가을에 얼마나 좋을 지 알 수 있다. 올시즌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본다. 투구수 100개를 넘기고도 꾸준하다는 것은 우리가 이번 시즌 겪은 일들을 봤을 때 커다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에이스임을 인정한 것이다.

강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였던 디그롬의 복귀가 미뤄지면서 뷸러가 경쟁에서 앞서 가게 됐다. 오른팔 부상으로 지난달 19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디그롬은 부상이 악화돼 향후 한 달 이상 추가적인 재활을 진행해야 한다. 메츠 구단은 31일 "디그롬은 지난 목요일 불펜피칭을 마치고 진단을 받은 결과 오른팔에 추가적인 염증이 발견돼 9월까지 복귀가 힘들다"고 발표했다.

올시즌 데뷔 이후 가장 빠른 패스트볼을 뿌리는 등 뛰어난 구위를 과시하며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던 디그롬은 지난 7월 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서 7이닝 4안타 2실점한 뒤 빅리그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번 시즌 15경기에서 92이닝을 던진 디그롬은 9월초 복귀한다고 해도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우기는 불가능하다. 즉 사이영상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뷸러는 31일 현재 21경기에서 135⅔이닝을 던져 11승1패, 평균자책점 2.19, 139탈삼진, WHIP 0.90, 피안타율 0.190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각 3위, 투구이닝 2위, 탈삼진 9위, WHIP 4위, 피안타율 6위로 각 부문 상위권에 고루 올라 있다. 특히 퀄리티스타트가 18번으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넘치는 선발투수다.

다저스에선 커쇼와 슈어저 말고도 데이빗 프라이스도 사이영상 투수다. 휴직 상태인 트레버 바우어도 지난해 사이영상을 받았다. 뷸러가 무려 4명의 사이영상 투수를 거느리는 에이스가 된 것이다. 바야흐로 '뷸러의 시대'가 도래했다.
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