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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런 경우도 있다. 데뷔 첫 홈런이 그랜드슬램. 과연 어떤 느낌일까.
데뷔 첫 홈런이 잊을 수 없는 만루홈런이 됐다. 시즌 31호 그랜드슬램. 데뷔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케이스는 제법 많다. 역대 19번째. 2018년 10월4일 KIA 유재신이 문학 SK전에 기록한 것이 마지막 기록이었다.
신일고를 졸업한 김휘집은 2021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지난달 15일 콜업돼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으며 포텐을 터뜨리고 있다. 출루율을 꾸준히 높이더니 슬금슬금 과감한 스윙으로 장타를 뿜어댈 참이다. 데뷔 첫 홈런은 그 신호탄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기록하지 못했던 홈런포. 진심으로 기다리던 한방이었다.
"맞는 순간, 넘어간 걸 알았어요. 아, 드디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베이스 돌때요? 그냥 행복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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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생 고졸 신인 답지 않은 차분함이다. 실제 키움 홍원기 감독은 김휘집을 "얘 늙은이"라고 부른다.
"신인답지 않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요. 저는 사실 (김)하성이 형 처럼 과감하고 야구하기를 원하는데, 성격이 진중한 편이다 보니 야구할 때 제 성격이 좋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지난 겨울 롤 모델 김하성과 보름간 함께 한 시간. 꿈만 같았다.
물어보고 싶은 것 투성이였지만 감히 다가서지 못했다. 헤어지기 이틀 전, 용기를 냈다.
"딱 이틀 남았을 때였어요. 후회할 거 같아서 여쭤봤죠. 수비할 때 조언과 사이드암 공략법, 야구 임하는 태도 등 전 하성이 형 성격과 마인드가 부러웠거든요.저는 스스로 너무 조이고 가둬놓는 스타일이어서요."
특급 투수를 상대로 한 잊을 수 없는 데뷔 첫 홈런. 신중한 타자 김휘집의 야구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지 모르겠다. 그라운드를 열정넘치게 누비는 김하성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꼭 하나를 부탁한다.
2-2로 팽팽하던 2회말 2사 2,3루 황재균의 3루 땅볼 타구 처리 과정에서 1루에 사이드암으로 던진 공이 원바운드가 됐다. 1루수 전병우가 잘 잡아 이닝을 마쳤다. 루키 3루수의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 "던지는 순간 큰 일 났다고 생각했어요. 선배님이 너무 잘 잡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몇번 말씀드렸죠. 아마 그 송구가 실책이 됐다면 홈런도 못 쳤을거에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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