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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속이 상해서였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여전히 불만족.
웃을 수 없었다. 최채흥은 30일 "한숨도 못 잤다. 낮경기여서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는데 5시까지 자는 둥 마는 둥 했다. 눈을 감으면 강민호 형 미트가 보이고, 가운데 던진 볼이 생각났다. 3회부터는 어떻게 던졌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팀은 16대4 대승을 거뒀지만 본인의 활약에 대해선 속이 상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팀타선이 많은 득점을 해줬지만 외야 호수비 3개가 아니었다면 5회를 채우지 못했을 것"이라는 따끔한 지적을 했다. 이어 허 감독은 "조금씩 구위가 올라오고, 경기운영을 잘하는 선수이니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덕담을 곁들였지만 최채흥의 현 모습은 냉정하게 볼때 불만족 투성이다.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52. 지난해 26경기에서 146이닝을 던지며 11승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던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삼성은 개막 4연패에 빠지며 최악의 스타트를 했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채흥이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은 순항했다. 그가 돌아오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체감할 정도의 보탬은 아니다.
그나마 팀이 버티는 있어 마음부담이 덜 했을까? 최채흥은 "팀이 잘나가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부담이 더 컸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좀더 달아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책을 이어갔다. 최채흥은 편하게 임하라는 강민호 등 팀선배들의 조언을 떠올리며 야수들에게 수차례 고마움을 전했다.
"득점을 해주고, 좋은 수비를 해주는 동료들이 있어 내가 존재한다. 늘 감사하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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