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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17일 고척 스카이돔. 반가운 얼굴이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전했다. 도쿄올림픽을 준비중인 대표팀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었다.
NC 다이노스 초청으로 온 자리. 감회가 새로웠다. 자신의 열정과 땀으로 기초를 세운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시리즈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감상에 젖을 틈이 없다. 매의 눈으로 이번 시리즈 선수 하나 하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뿐 아니다. 포스트시즌 매 경기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 옥석 가리기다. 여전히 개최 여부가 불투명 하지만 김 감독은 늘 "내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며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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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이 각축을 벌이는 가을야구. 우수한 토종 선수들이 집중돼 있을 수 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의 눈도 바빠졌다.
깊어가는 가을 만큼 고민도 깊다.
한국 프로야구, 특히 마운드는 갈수록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 팀들의 원-투 펀치는 외인 듀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몇 안 남은 토종 에이스들과 중심급 타자들은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광현에 이어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야수의 핵 김하성과 나성범도 올 겨울 미국 진출을 타진한다.
올림픽 엔트리는 24명. 야수 14명에 투수가 10명이다. 고작 10명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시즌 내내 그림자 처럼 선수들을 체크한 김경문 감독은 시즌 말미에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내년 봄 선발할 대표팀 선수들 얼굴이 많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 출전했던 27명의 대표팀 중 절반 이상이 달라질 수 있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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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희망의 빛이 스며들고 있다.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한국야구의 미래들이 급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리즈 4차전 히어로 NC 송명기(20), 두산의 깜짝 영스타 김민규(21), 이승진(25) 등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현종을 대체할 좌완 에이스 구창모(23)도 시리즈를 통해 부상 회복과 건재함을 알렸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KT 신인 소형준(19)은 외인 듀오를 제치고 팀의 1선발로 활약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시즌 중 주춤했던 LG 불펜 영건 파이어볼러 고우석(22) 정우영(21)도 정상 궤도로의 복귀를 알렸다. 키움 안우진(21)은 150㎞ 중후반대의 불 같은 강속구를 뿌리며 무력시위를 했다.
김경문 감독의 입가에서 희미한 미소가 번질 만한 토종 영건들의 가을 활약.
김 감독은 "국제대회 무대에 서려면 충분한 경험도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올 겨우내 더 큰 성장 기회가 있다. 큰 경기인 가을야구를 거치면서 큰 깨달음을 얻을 선수들이 겨우내 폭풍 성장을 통해 대표팀 한축을 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선수들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이 굳건한 김경문 감독 역시 "올림픽이 있는 만큼 캠프를 거치면서 열심히 준비하면 내년 시즌 초 반드시 두각을 나타내는 투수들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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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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