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끝나지 않는 장마. 역대 가장 긴 장마 기간이 이어지면서 KBO리그 일정과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도 매일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말부터 시작된 장마가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중부와 남부지방을 차례로 할퀴고 수 많은 수해 피해를 낸 이번 장마는 유독 길고 변덕스러워 시간당 날씨 변화도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기상청은 최소 일주일 후까지 장마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마 기간이 50일을 넘어서면서 역대 가장 긴 장마, 역대 가장 늦게 끝나는 장마 기록도 모두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는 거의 매일 이런 상황이 여러 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주중 3연전 중 이틀을 비 때문에 지연 시작했고, 경기를 시작한 이후로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졌다. 비가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쏟아졌다가 금새 그치니 취소를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재개를 반복하자니 그라운드 정비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았다. 경기 흐름이 끊기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양팀 모두 경기력이 좋지가 않았다. 8일 열린 광주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도 이미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그라운드 정비로 인해 예정된 시갭다 29분 늦게 시작했고, 한화 이글스는 최근 8경기 중 5번이나 우천 취소가 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KBO와 구단 그리고 선수단까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인해 각자의 고충이 깊어졌다. KBO는 가뜩이나 한달 이상 늦게 시즌을 개막한 와중에 향후 일정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렇게 긴 장마를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었다. 예정대로라면 11월에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일정을 끝내야 한다. 그래서 월요일경기와 더블헤더, 서스펜디드 게임 등 변화를 선택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초겨울 야구'까지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모든 구장에서 관중 입장이 이뤄지고 있어 구단들도 매일 날씨와 전쟁을 치른다. 관중 입장 시간과 현장 정비 등의 문제가 거의 매 경기 벌어지고 있다. 취소 결단 시점을 놓고 경기감독관과 심판진의 고심도 깊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도 또다른 고충이 있다. 우천 노게임이나 강우콜드가 발생하는 경우 투수 운용이 꼬일 수 있다. 특히 5회 이전에 도저히 경기를 속개할 수 없어 취소가 되면, 선발 투수만 소진하고 아무 소득 없이 경기가 끝나기도 한다. 또 거의 매일 축축한 그라운드 위에서 뛰다 보니 부상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시즌 반환점을 돌면서 이미 체력적인 피로도가 높은데, 날씨에도 신경이 곤두서있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혹서기에는 더블헤더를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유일한 휴식일인 월요일에도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경우 열흘 이상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또 수해 피해가 큰 지역들을 연고로 하는 팀들은 프로야구를 지속하는 것에 대한 무거운 마음까지 뒤따른다.
역대 가장 치열한 중위권 순위 싸움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역대급 장마에 더욱 많은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다. 8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인 키움 히어로즈(80경기)와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NC, KIA, KT, 롯데(74경기)는 6경기나 차이가 난다. 유독 더 힘든 여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