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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똑같은 공 던져 잡아야죠."
약관의 신예 김윤수(21)가 스스로 던진 약속을 지켰다.
이 지점에서 김윤수는 의외의 이야기를 했다.
"로하스 홈런 보다 선두타자 배정대 선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준 게 속상했어요. 볼넷이 아니었다면 솔로홈런이었잖아요. 홈런은 제가 잘 던진 공이었고, 로하스가 잘 쳤어요. 다음에 로하스를 만나면 똑같이 던져야죠."
신예다운 패기.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만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날 김윤수는 다시 등판했다. 공교롭게 로하스를 또 만났다. 7회초 2사 1루.
김윤수는 이 승부에서 자신의 말을 지켰다. 전날 홈런을 맞았던 150㎞대 패스트볼을 3구 연속 던졌다. 변화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비록 큰 점수 차였지만 전날 기억을 떠올리면 담대한 승부였다.
이전 타자에 비해 혼신을 다해 더 힘껏 뿌렸다. 1,2구는 볼, 3구째 로하스의 배트가 돌았다. 잘 맞았지만 김윤수의 기세에 밀린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김윤수의 승리였다.
로하스는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최고의 외국인 타자.
힘대힘 승부로 멋지게 설욕했다. '제2의 안지만'으로 성장이 점쳐지는 유망주. 대성의 멘탈을 엿볼 수 있었던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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