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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3순위 밖 50만달러' LG 라모스의 파워 드라마...높아지는 기대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5-20 11:11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5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가 시즌 초부터 기대 이상의 방망이 솜씨를 뽐내자 가장 기뻐하는 사랑이 차명석 단장이다.

라모스는 지난 겨울 LG가 영입 타깃으로 삼은 1순위 대상은 아니었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중간 정도의 애매한 위치에 있던 후보들이 막바지 협상 단계에서 방향을 틀면서 3순위 밖에 있던 라모스가 LG의 러브콜을 받게 됐다. 라모스는 계약금 5만달러, 연봉 30만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를 합쳐 총액 50만달러에 계약했다. LG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26세의 새 외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대치를 제시했고, 라모스가 이를 받아들였다.

'값싼' 선수를 데려올 때 구단은 늘 포장하려 애를 쓴다. LG도 마찬가지였다. 차 단장은 라모스 계약을 발표하던 지난 1월 22일 "키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어찌됐건 트리플A에서 출루율 4할, 타율 3할, 홈런 30개를 치며 올라왔던 친구다. 아픈 데도 없다"면서 "{토미)조셉이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을 치고 그랬지만, 여기 와서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라모스의 장점으로 선구안을 우선으로 꼽았고, 장타력과 건강을 확신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때는 보장 50만달러도 안되는 선수를 향한 의례적인 설명이겠거니 하고 흘려 들었다. 실제 LG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스카우트 관계자들도 호주 전지훈련과 연기된 시즌 개막까지 라모스를 3개월여 동안 지켜보는 동안 '정말 괜찮은 타자'라는 분석을 내놓지는 못했다. 일부 인사는 "트리플A에서 2년 연속 30홈런을 쳤고, 나이도 어린데 여기에 왔다면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차 단장이 자랑했던 선구안, 장타력, 건강 세 가지 측면에서 라모스는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라모스는 1회 3점홈런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을 기록한 라모스는 5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LG 타자가 홈런 경쟁에 뛰어든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전 "4번타자로 잘 해주면 타선 걱정이 없겠다. 30홈런은 쳐줘야 되지 않겠나"라며 기도했던 류중일 감독은 요즘 투수들 얘기 뿐이지 타선 얘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2번 타순으로 옮긴 김현수도 "다른 타순 타자들도 편하게 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모든 게 라모스 덕분이다.

라모스는 실력 말고도 성품도 호평받는다. 이날 경기 후 라모스는 새 리그 적응에 관한 질문에 "야구는 똑같은 야구라고 생각한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다. 심판분들이 좋은 콜을 많이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침착하고 수더분한 성격이 딱 LG가 바라던 그 모습이다.

라모스가 친 이날 삼성전 홈런은 비거리 132m였다. 라이온즈파크 우중간 외야석 상단을 때린 대형 아치였다.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회 '그 멀다'는 잠실구장 중앙 펜스 너머를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간 133m 홈런과 비슷했다. 기술과 파워가 결합한 장타력을 이겨낼 투수는 없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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