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외야수 전준우(34)의 1루수 겸업은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야심차게 준비한 변화 중 하나였다.
전준우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1루 수비 향상에 공을 들였다.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포지션 전향에 따른 부담이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이라는 장점도 희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준우는 빠르게 1루 수비에 녹아들며 성공 가능성을 키웠다. 다만 실전 경험을 좀 더 쌓아야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채워질 부분으로 여겨졌지만, 롯데 허문회 감독은 1루가 아닌 기존 좌익수 자리를 맡기는 선택을 했다.
복잡한 계산법이 작용했다. 허 감독은 주전-백업이 혼재된 라인업으로 모든 경기를 치르고 있다. 내부 경쟁을 극대화해 그간 강조했던 플래툰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민병헌(33)-손아섭(32)이 각각 중견수, 우익수로 나서면 전준우가 상대팀 좌익수로 나서는 식으로 외야 구성을 짰다. 전준우가 1루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만큼, 남은 시간을 테스트에 좀 더 활용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전준우가 자리를 비운 1루에선 또다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명 타자 역할을 맡아온 이대호(38)가 청백전에서 줄곧 1루 수비에 나서는 가운데, 정 훈(33)과 한동희(21), 김민수(22)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세 선수 모두 3회씩 1루수 글러브를 끼고 선발 출전했다. 정 훈은 그동안 유력한 1루 백업 요원으로 거론됐고, 한동희와 김민수는 3루에서도 경쟁을 펼치는 선수다. 타격에선 1루수 출전 3경기서 3개의 안타 중 2개를 홈런포로 장식한 김민수의 방망이가 두드러지나, 수비에선 경험 면에서 앞선 정 훈이 좀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감독은 21일부터 시작될 연습경기까지 남은 기간 실험을 계속해 윤곽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경쟁의 결말에 따라 전준우의 1루 겸업 계획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