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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포커스]"전면 리셋" 오리무중 개막 일정, 선수 컨디션 관리 비상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02 08:33


프로야구 개막전 잠실구장 장면. 스포츠조선DB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로야구 선수들은 캠프 막판 시간을 거꾸로 쓴다.

시범경기도 아닌 개막일에 맞춰 움직인다. 역으로 계산해 서서히 맞춰간다. D-00일, 이런 개념이다. 예민한 선수는 야구 뿐 아니라 일상 생활까지 조절한다.

특히 투수, 그중에서도 선발 투수들은 더욱 예민하다. 코칭스태프는 선발 투수를 위해 연습경기 등판 일정을 조절해준다. 만에 하나 있을 지 모를 컨디션 조절 실패를 극도로 경계한다.

그렇게 개막에 딱 맞춰 준비한다. 끝이 아니다. 귀국해서도 정규 시즌 개막 전에 맞춰 컨디션을 극대화 한다. 과한 오버페이스도, 모자란 준비 부족도 금물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 루틴이 한꺼번에 무너질 판이다. 중국에서 발원해 한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탓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입가경이다. 벌써 확진자는 4000명을 향해 가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만 3000명을 돌파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1월 20일에 나왔다. 본격적인 확산기는 한달 후인 2월 20일, 정점은 그로부터 또 한달 뒤인 3월 20일이다. 최대 1만 명의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 JP모건 보험팀 역학 모델에 의거한 확산 추이 전망이다.

이 예상이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다. 정점을 찍은 20일로부터 일주일 뒤인 3월 28일로 예정된 프로야구 개막의 연기는 불가피하다. KBO는 3일 각 구단 단장이 참석하는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한다. 개막 연기 등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다각도 대응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실행위 합의 내용은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 각 구단 사장이 참가하는 이사회에서 최종 의결을 하지만 단장은 미리 사장의 의중을 조율하고 반영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29일 연습경기 중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오키나와=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얼마나 연기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견은 조금씩 엇갈린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최소 한달 이상'이 가이드 라인이 될 전망이다. LG 트윈스 오키나와 2차 캠프에 참가중인 차명석 단장은 "한달도 안되면 연기 조치에 큰 의미가 있을까요"라며 실질적 대책 마련을 고심 중임을 비쳤다.


문제는 개막 준비다. 선수들은 3월28일 개막에 맞춰 훈련중이다. 컨디션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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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대부분 "시즌이 늦어지면 거기 맞추는 수 밖에 없다. 긴 시즌인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속내는 각자 다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니까…"라고 말끝을 흐리는 선수도 있다. 선수는 문제에 직접 봉착하기 전까지 핑계 대는 듯한 발언에 극히 조심스럽다. 지난 해 이 맘 때 공인구 변화에 대해서도 타자들은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물론 개막 지연 여파는 선수마다, 포지션 마다 다르다. 예민한 선수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상대적으로 투수, 그중 선발 투수가 영향을 조금 더 받는다. 현장에서 만난 LG 류중일 감독도 "시즌이 늦어지면 새로 다시 하는 수 밖에 없다. 선발 투수 같은 경우는 개막에 맞춰 개수를 늘려 던지는 데 이 과정을 연기된 스케줄에 다시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컨디션 조절도 문제지만 선수들이 느슨해지는 게 더 문제다. 아무래도 개막이 연기되면 마음이 풀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비 FA, 주전을 노리는 선수 등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해온 선수들의 허탈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연 코로나 사태가 몰고올 개막 연기 사태는 개인과 팀에 어떤 여파를 미칠까. 시계 제로의 상황이지만 미리 예측하고, 선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시가와 LG 트윈스 캠프.  
오키나와=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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