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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러 명예회복?"…본즈·클레멘스, 8년만에 HOF 지지율 60% 돌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1-22 11:50


현역 시절 배리 본즈(왼쪽)와 로저 클레멘스.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미첼 리포트'는 이미 잊혀진 걸까. '약물 의혹'의 대명사인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의 명예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이하 한국시각) 발표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HOF, Hall of fame) 투표 결과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와 '불곰' 래리 워커가 새롭게 헌액 대상자로 결정됐다. 지터는 99.7%의 지지를 얻어 만장일치에는 아깝게 실패했다.

이번 투표에서 지터의 만장일치 만큼이나 관심이 쏠린 것은 '약물 스캔들'의 주인공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의 헌액 여부였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회원들로부터 75% 이상 득표해야한다. 기자들은 후보자 중 10명을 선택해 표를 던진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은퇴 5년 뒤부터 투표 대상자가 되며, 매년 5% 이상 표를 받는다면 최대 10년까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8번째 도전이었던 올해서 각각 60.7%, 61%의 지지를 받았다. 두 사람의 득표율은 지난 2013년 첫 해에는 36.2%, 37.6%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6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에겐 앞으로 2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득표율 상승 추세만 보면 2년 사이 75%를 넘기긴 어려워보이지만, 올해의 래리 워커처럼 '마지막 기회' 효과를 받는다면 헌액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총 412명에 달하는 BBWAA 소속 기자 중 ⅔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실상 MLB 취재 기자 중 상당수는 이제 법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본즈와 클레멘스의 '약물 의혹'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이미 본즈와 클레멘스에 앞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도핑' 대상자는 마이크 피아자와 이반 로드리게스, 제프 배그웨까지 셋이나 된다. 첫 헌액자는 마이크 피아자다. 피아자는 마크 맥과이어가 복용했던 근육 강화제 안드로스테디온을 비롯해 암페타민, 에페드린 등도 사용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피아자는 2016년 83%의 지지를 얻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제프 배그웰은 피아자와 동일한 케이스다. 도핑테스트나 미첼 리포트에 이름은 오르지 않았지만, 피아자와 같은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과거가 있음은 시인했다. 배그웰은 약물 의혹에 고전하긴 했지만, 7년차인 2017년에 헌액됐다.


로드리게스는 호세 칸세코가 지명한 첫 '스테로이드 복용자' 5명 중 한 명이다. 이후 로드리게스를 제외하고 마크 맥과이어, 제이슨 지암비, 후안 곤잘레스, 라파엘 팔메이로는 모두 약물 복용이 확인됐다. 로드리게스는 2003년 도핑 테스트 결과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신만은 아실 것(Only God knows)"라고 애매하게 답하기도 했다. 다만 본즈나 클레멘스처럼 '물증'이 없고, 미첼 리포트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약물 복용 사실을 인정한 적도 없다. 로드리게스는 투표 첫해인 2017년 바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역대 HOF 득표율

2013년 본즈 36.2%, 클레멘스 37.6%

2014년 본즈 34.7%, 클레멘스 35.4%

2015년 본즈 36.8%, 클레멘스 37.5%

2016년 본즈 44.3%, 클레멘스 45.2%

2017년 본즈 53.8%, 클레멘스 54.1%

2018년 본즈 56.4%, 클레멘스 57.3%

2019년 본즈 59.1%, 클레멘스 59.5%

2020년 본즈 60.7%, 클레멘스 61%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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