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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미라클 두산'의 가을 피날레를 지켜본 아랫물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두산은 외국인 원투펀치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여전히 건재했다. 1차전 선발 등판한 그는 불펜 난조로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뛰어난 투구를 앞세워 상승세였던 키움 타선을 봉쇄하며 두산 마운드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부진 속에 한때 퇴출설까지 나돌았던 세스 후랭코프는 기대와 우려 속에 등판한 3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면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스윕에 큰 기여를 했다. 팀의 1~2선발 다운 기량 뿐만 아니라 큰 무대에서 드러나는 집중력 모두 외국인 투수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투고타저 시즌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도 5약의 화두는 확실한 외국인 원투펀치 구축에 맞춰져 있다.
두산은 '수비의 힘'도 다시금 일깨웠다. 중견수 정수빈의 슈퍼캐치는 가을잔치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빠른 발과 뛰어난 판단력을 앞세운 광활한 수비 범위로 정규시즌부터 상대 타선을 울렸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외야 수비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기동력을 갖춘 중견수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다시금 일깨웠다. 이런 외야 수비 커버 뿐만 아니라 내야수들과의 호흡을 통해 상대 주자를 묶는 뛰어난 상황 판단력 역시 키움의 발을 수 차례 묶으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 결과로 만들어냈다. 롯데는 이미 외야 수비 기동력 강화를 위해 내야수 고승민의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는 눈치. 나머지 팀들도 내-외야 수비 보강 및 강화를 마무리훈련 화두로 삼고 있다.
'미라클 두산'의 가장 큰 힘으로 꼽히는 결속력은 5약이 새 시즌 성공을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 사실 두산은 올 시즌 양의지 이탈과 공인구 변화로 인한 타격 부진, 불펜 난조 등 여러가지 악재 속에서 시즌을 치렀다. 정규시즌 한때 SK와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등 위기도 찾아왔다. 그러나 선수들 스스로 결집하면서 간격을 좁혔고, 승부처마다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서로를 밀고 끌었다. 김태형 감독은 매년 이어지는 주축 선수 이탈에도 전력을 유지하는 비결을 두고 "(주축들이) 빠져나갔을 때 선수들끼리 좋은 부분들이 많이 있다. 첫해, 두번째까지는 (내가) 선수들을 휘어잡고 갔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보고 있으면 너무 알아서 잘한다. 누가 나간다고 해도 남은 선수들이 뭉쳐서 잘해낸다"고 선수단을 평가했다. 선수들 스스로 분위기를 잡아가고 코칭스태프가 이를 돕는 두산의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는지를 각 팀 코칭스태프들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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