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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비하인드]롯데가 허문회 택한 이유, '강팀 DNA 흡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10-26 10:43 | 최종수정 2019-10-27 04:55


2019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22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키움 허문회 코치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10.22/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허문회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47)가 롯데 자이언츠 19대 사령탑으로 내정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외국인 지도자 인터뷰 계획을 공개할 정도로 외국인 사령탑 선임 쪽에 포커스가 쏠렸음에도 국내 지도자, 그것도 현역 시절 네임밸류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이를 데려온 이유에 많은 이들이 물음표를 달고 있다.

당초 롯데의 움직임은 외국인 쪽에 맞춰졌다. 지난달 19일엔 직접 외국인 사령탑 후보군을 공개할 정도였다. 롯데는 당시 외국인 뿐만 아니라 국내 지도자와도 폭넓게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인에서 국내 지도자 쪽으로 방향이 확실하게 틀어진 것은 지난달 말부터였다. 래리 서튼 감독은 마이너리그 경험에 맞춰 2군 육성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실제 영입도 성공했다. 그러나 유력 후보였던 스캇 쿨바는 메이저리그 코치 부임설이 파다한 상황에서 기존 지도자들에 비해 높은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현장 경험-성과 면에서 다른 인물들과 비교할 때 부임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국내 후보군으로 방향을 튼 뒤, 롯데는 다양한 인물들과 접촉했다. 허 코치를 비롯해 롯데 프렌차이즈 출신 지도자 뿐만 아니라 타팀의 레전드급 지도자도 언급됐다. 일부 베테랑 지도자의 이름도 거론됐으나, 초반부터 1순위로 거론된 것은 허 코치였다. 돋보이지 않는 선수 경력과 네임밸류 탓에 모기업 검증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됐고, 막판에 다른 인물이 '낙하산 인사'로 발탁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롯데는 끝까지 허 코치를 고집했다.

허 코치의 능력에 그만큼 높은 평가를 내렸다. 1루수 출신인 그는 지도자 전향 뒤 주로 타격 코치로 일했다. 선수들의 폼, 스윙 궤적 등 타격 매커니즘보다는 웨이트-이미지 트레이닝을 강화하면서 파워-컨택트 능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이런 지도법은 2014시즌 서건창의 200안타 달성 등 긍정적 결과물로 나타난 바 있다. 공인구 변화 이후 팀 타격이 수직추락한데다, 베테랑들의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는 롯데 입장에선 허 코치가 장기적 관점에서 팀 타격 구조를 바꿔줄 인물이라는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에서 '강한 야구'를 경험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3년 부임 이후 염경엽(현 SK 와이번스 감독)-장정석 감독을 보좌하면서 팀이 7시즌 동안 6차례나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수싸움에 능한 염 감독, 소통을 앞세운 장 감독의 지도력 뿐만 아니라 이들이 개성 강한 히어로즈 선수들을 어떻게 통솔하며 성과를 내는지도 지켜봤다. 큰 돈을 투자하지 않으면서도 스카우트와 내부 육성으로 매년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는 히어로즈의 시스템 역시 허 코치의 눈을 통해 보고자 하는게 롯데의 의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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