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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LG는 '두산 공포증' 벗은걸까 그래서 흥미로운 최종 맞대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9-23 08:26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19 KBO 리그 경기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2사 1,3루 LG 페게로가 3점홈런을 날리며 김재걸 3루 코치와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9.22/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19 KBO 리그 경기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루 LG 페게로의 1타점 적시타때 홈을 밟은 김용의가 류중일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9.22/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잠실 라이벌'로 불린다. 두 구단은 1986년부터 프로야구의 메카 잠실구장을 같이 홈으로 쓰면서 흥행을 주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양 팀간 라이벌전은 언제나 흥미진진했고, 만원 관중이 들어차 열기를 뿜어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승부의 추가 두산으로 기울면서 라이벌이란 표현이 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10개 구단으로 늘어난 2015년 이후 올해까지 양 팀간 상대 전적은 두산이 50승28패1무(승률 0.641)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3경기중 2경기는 두산이 이겼다는 얘기다. 연도별 상대 전적을 보면 2015년 8승8패, 2016년 9승7패, 2017년 9승6패1무로 두산의 우세가 깊어지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15승1패로 '한 시즌 특정팀 상대 전승'이란 KBO리그 두 번째 진기록이 나올 뻔했다. 특히 LG는 두산을 상대로 2017년 15차전부터 지난해 15차전까지 17연패를 당해 '곰 공포증'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LG 류중일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주요 원인을 특정팀 상대 연패 때문이라고 했다. 두산전 연패가 지속되던 어느 여름 류 감독은 "이상하게 두산을 만나면 경기가 안 풀린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잡으면서 두산전서 "최대한 패수를 줄여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실력 차이라면 밀리는 게 당연하지만, 뭔가 풀리지 않는 '운' 때문이라면 의지와 자신감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봤다.

류 감독의 의지는 올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22일 열린 시즌 15차전 맞대결. 역시 경기는 명승부였다. LG는 7회까지 선발 차우찬의 호투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두산이 8회말 2점을 만회한 뒤 9회말 동점을 만들어 경기가 연장에 들어갔다. 분위기상 두산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LG가 연장 10회초 카를로스 페게로의 3점홈런으로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페게로의 경기 후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홈런이 되고 나서 1루로 달려갈 때 느낌이 특별했다"면서 "두산이 라이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연고지와 구장을 공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일"이라고 했다.

최근 두산전 3연승 행진이다. LG가 두산을 상대로 3연승을 한 건 2년여 만이다. 올해 상대 전적은 6승9패로 호전됐다. 하지만 LG는 남은 최종 맞대결서 승리하더라도 4년 연속 두산전 '루징 시즌'을 면치 못한다. 그러나 후반기, 특히 시즌 막바지에 두산 상대로 연승을 달렸다는 점이 선수단의 사기 진작에 기여하는 바가 작지는 않다고 봐야 한다.

이날 류 감독의 필승 의지는 남달랐다. 최근 마무리 고우석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는 지적이 나옴에도 한 점차 앞선 8회 2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또 기용했다. 최근 4경기 연속 '1⅓이닝'을 맡기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9회말 동점을 내주면서 블론세이브를 하고 말았다. 물론 감독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 가장 믿는 투수를 내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두산전 승부는 중요했다.

양팀간 시즌 최종 16차전은 LG의 홈경기로 열린다. 우천 순연된 경기인데, 아직 개최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현재 두산은 선두 SK 와이번스 추격전, 3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2위 쟁탈전을 함께 벌이고 있다. 시즌 마지막 즈음 LG와의 경기가 두산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 LG의 자신감, 두산의 절실함이 맞부딪힐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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