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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시즌 막바지다. 치열한 2위 싸움과 5위 싸움. 그래도 가을야구의 윤곽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시즌 막판은 구단 사장-단장-감독에겐 고뇌의 시간이다. 이른바 사령탑 교체시기.
구단 수뇌부가 바라보는 유력후보군은 크게 세 부류다. 감독 유경험자, 팀 레전드 선수들, 내부 발탁(코치군)이다. 외국인 감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직은 번외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프랜차이즈 스타, 이른바 팀 레전드들은 늘 감독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감독은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 롯데 자이언츠 공필성 감독대행,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 등 5명이다. 두 명의 감독대행은 사실상 대행 꼬리표를 떼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가을야구를 가는 김태형 감독과 장정석 감독은 재계약이 유력시된다. 삼성은 김한수 감독 후임에 대한 여러 소문이 끊이질 않는다.
계약이 남은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용덕 감독의 경우 올시즌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 11년만에 가을야구(정규시즌 3위)를 갔다. 계약 마지막해인 내년까지 임기를 보장 받은 상태다.
카리스마 보다는 소통
레전드 스타들은 선수 시절의 화려한 성적과 강력한 팬덤, 인지도가 자산이다. 여기에 팀 후배들의 존경심까지 더해진다. 십수년전만 해도 일부 최고 스타들은 차기 감독 후보군으로 분류된 뒤 짧은 코치생활을 거쳐 감독 자리에 올랐다. 선동열, 류중일 감독이 이같은 경우다. 최근 들어서는 선수 경력과 지도자의 능력을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인식한다.
카리스마보다는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리그 전반에 퍼져 있다.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은 만 37세에 중책을 맡았다. 내년 감독 선임에 대해 성 단장은 "선수들이 따르는 지도자를 눈여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활용 등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해당 분야 전문가를 붙여 돕게 하겠다고도 했다.
레전드 출신 야구인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저절로 친정팀의 감독이 된다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는다. 현장 지도자 외에 방송 해설위원의 처우가 좋아져 갈 곳도 많아졌고, 리그의 변화 속도는 빛처럼 빠르다. 감독들의 수명은 짧아지고 있다. 부담감도 정비례하고 있다. 철저한 준비없이 무턱대고 사령탑에 앉으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사실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점차 축소되는 감독의 역할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종범 LG트윈스 코치와 이승엽 KBO홍보대사의 올시즌 후 사령탑 발탁 가능성은 낮다. 최고의 레전드들이지만 감독 능력에 대한 본격 검증은 없었다. 야구계에선 착실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에라야 기회를 얻게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타팀 레전드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LG 이병규 유지현 코치, SK 박경완 코치, 롯데의 경우 타팀에 있지만 손민한(NC) 조성환(두산) 코치, NC 이호준 코치, 삼성 진갑용 박진만 코치, 한화 정민철(해설위원) 구대성 등은 잠재적인 감독 후보군이다.
SK와 키움의 경우 강력한 프런트 야구에 기반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SK는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임 단장 염경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SK는 정규시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키움은 코치경험마저 전무한 장정석 감독이 3년째 팀을 맡고 있다. 지휘 공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SK와 키움의 프런트-현장 협업을 타팀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이미 외국인 선수 선발 주도권은 코칭스태프에서 프런트(스카우트 파트)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구단은 장기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코칭스태프는 이에 맞는 전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감독의 역할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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