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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중요한 등판이다.
삼성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28)가 운명을 걸고 마운드에 오른다.
삼성은 지난 주 1승5패로 부진했다. 하위팀 KIA, KT를 상대로 거둔 결과였다. 그 중심에 외국인 두 투수의 아쉬운 이닝 소화가 있었다. 두 투수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닝을 충분히 소화해 주지 못한 탓이다. 특히 헤일리는 11일 광주 KIA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시즌 5패째(3승)를 안았다.
4월 들어 강력한 이닝이터와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며 에이스로 우뚝 섰던 헤일리는 갑작스레 찾아온 옆구리 통증과 팔 통증으로 2차례 조기 강판됐다. 그 이후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예전 같지 않은 구위. 공을 제대로 누르지 못하면서 제구도 위,아래로 들쑥날쑥해졌다. 타자와의 승부가 길어졌다. 설상가상으로 60구를 넘으면 구위가 더 떨어졌다. 5회를 넘기기 힘든 투수로 전락한 이유다. 실제 그는 지난달 17일 KT전 1회 조기강판 이후 4경기 모두 길게 던지지 못했다. 4⅓→5→4→4이닝으로 불펜에 부담을 안겼다.
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본인만이 느끼는 불편한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상대적으로 예민한 성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벤치는 지난 KIA전 등판 이후 일주일 만에 헤일리를 마운드에 올린다. 충분한 재정비 시간을 주며 심리적 불안감을 떨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6위 KT와 승차 없는 7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이달 말이 분수령이다. LG→한화→두산→SK로 이어지는 험난한 일정을 잘 넘어가야 희망이 보인다. 버티면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느냐 여부가 달렸다. 외국인 투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18일 LG전 결과는 헤일리 개인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은 더 이상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손 놓고 있을 상황은 분명 아니다. 뭐라도 해봐야 한다. 쓸 만한 새 외국인 투수를 구하기 힘든 시장 상황이긴 하지만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하는 외국인 투수를 계속 끌어 안고 갈 수는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본격적인 여름 승부도 하기 전에 불펜진이 지쳐 쓰러질 지경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도 "이제는 헤일리가 보여줘야 한다"며 부진이 이어질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팀으로서나, 개인적으로나 너무나도 중요한 승부. 헤일리가 운명을 걸고 마운드에 오른다. 여전히 쓸모 있음을,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경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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