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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묵묵히 걸어온 정우람, 대기록에도 밝게 웃지 못했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06-16 10:40


2019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과 최재훈이 두산을 상대로 4대3 승리를 확정짓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5.24/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개인 기록으로 얘기하기는 조금 그렇습니다."

한화 이글스 마무리 정우람(34)은 대기록 달성에도 팀을 먼저 생각했다.

정우람은 지난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4-1로 리드한 9회초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 개인 통산 800경기 출전과 15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했다. 정우람은 투수로 2008년 조웅천(SK 와이번스), 2010년 류택현(LG 트윈스), 가득염(SK 와이번스)에 이어 800경기에 등판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최연소 신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최연소 기록이었던 조웅천의 37세 5개월 10일을 약 2년 6개월 가량 앞당겼다. 150세이브는 KBO 역대 8번째이자, 한화 선수로는 2000년 구대성에 이어 2번째다.

정우람은 마무리 투수로 각종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2004년 SK에서 데뷔한 정우람은 이듬해 주축 선수로 올라섰고, 2012시즌부터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35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매 시즌 많은 등판 횟수에도 철저한 몸 관리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만난 정우람은 ""팀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개인 기록으로 얘기하기는 조금 그렇다. 기록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팀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우람은 시즌 초반 세이브 상황이 많지 않아 등판 횟수가 적었다. 하지만 팀의 접전 승부가 많아지면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금세 11세이브를 올렸다. 정우람은 "경기에 못 나가는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는 상황에 따라 등판하기 때문이다. 144경기를 놓고 봤을 때, 그런 상황들이 오래 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화 불펜은 시즌을 치를수록 안정을 되찾았다. 투타 엇박자로 연패에 빠졌지만, 조금씩 지난 시즌의 모습을 찾고 있다. 하지만 정우람은 "불펜만 좋아서 이길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다. 팀에 부상자가 많이 나왔고, 상황이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작년에도 감독님이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팀 상황은 안 좋지만, 크게 다운될 게 아니라 장기적인 팀이 될 수 있도록 고참으로서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정우람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베테랑 역할을 해내고 있다. 후배들도 정우람을 잘 따른다. 그는 "나도 선배들을 보면서 많이 보고 배우면서 자랐다. 야구 기술도 중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것들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힘내라'는 말보다는 잘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등을 말해준다. 또 해이해졌을 때, 얘기하기도 한다. 내가 해오면서 느낀 것도 있고, 실패도 많이 해봤다. 가진 능력 자체가 출중하지 않기 때문에, 내 경험들을 얘기해준다. 후배들도 잘 따라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우람은 "사실 해줄 말은 산더미지만, 야구장에선 같이 야구를 하는 동료들이다. 선배로서 할 도리만 하면서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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