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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지우고 싶은 악몽이었다.
지난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은 2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17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61개의 공을 뿌렸으나, 결과는 9안타(1홈런) 2볼넷 9실점.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쓴 선발 등판 기록 중 최소 이닝 소화 및 최다 실점이었다. 150㎞를 어렵지 않게 넘겼던 공 끝에는 힘이 없었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 올 시즌 호평을 받으면서도 불안 요소로 지적됐던 '제구 불안'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었다.
NC전에서 안우진은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6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102개의 공을 뿌리는 동안 안타 5개, 볼넷 2개를 내줬고, 만루 위기도 두 차례나 겪었다. 그러나 최고 153㎞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탈삼진 능력과 수비 도움, 행운까지 따라주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팀 승리와 더불어 시즌 4승(4패)의 수확도 거뒀다.
1회초와 3회초 각각 2사 만루 위기를 넘겼던 안우진은 5회초 2사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권희동과의 2B1S 승부에서 맞은 좌익수 키를 넘기는 타구가 담장을 넘긴 것.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타구가 펜스 위의 홈런 라인을 넘지 않은 채 펜스와 철조망 사이에 떨어진 것으로 판명되면서 2루타로 정정됐고, 안우진은 후속 범타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키움은 안우진이 내려간 7회부터 이영준, 한현희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고, 마무리 조상우가 9회 2실점 했으나, 결국 2점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하면서 안우진은 4승 달성에 성공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지난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안좋았던 부분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준비했다"며 "오늘은 상황에 맞는 피칭을 했다. 원하는 곳으로 던지며 범타를 유도하려 했다. 위기 시엔 삼진을 잡기 위해 전력으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1, 2회 실점 없이 가자는 집중력을 갖고 임했다"며 "앞서 초반에 1~2점 정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이제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또 "4~5일의 선발 텀 때마다 '빨리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 다음 등판을 잘 준비하는 기회로 삼고자 하고 있다"며 "다음에도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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